[PO]삼성, 박한이 역전포 '극적 첫승'...정재훈 또 홈런 '악몽'

삼성의 저력이 짜릿한 재역전극을 만들어내며 첫승을 수확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0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회말 박한이의 역전 3점포 등으로 4점을 몰아내 6-5로 극적인 승리를 이끌어냈다. 홈에서 짜릿한 승리로 두산의 상승세를 잠재운 삼성은 먼저 1승을 올려 유리한 입장에서 이번 시리즈를 풀어갈 수 있게 됐다.

두산은 절묘한 계투작전과 김동주의 투런홈런, 최준석의 2타점 적시타 등 중심타선의 분발로 중반 이후 역전 리드를 해나갔으나, 8회말 구원 등판했던 마무리 정재훈이 또 홈런 악몽을 겪으며 허망한 재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부터 이어온 3연승 상승세가 차갑게 식은 분위기다.

초반만 해도 휴식기를 가지며 컨디션을 잘 조절해온 삼성이 선취점도 올리며 무난하게 경기를 풀어가는가 했다. 삼성은 3회말 김상수의 안타와 도루로 만든 찬스에서 조동찬이 가운데 담장을 직접 때리는 2루타로 선취점을 뽑고, 계속된 공격 2사 1,2루서 최형우가 또 1타점 2루타를 터뜨려 2-0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단번에 두산 쪽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이 김동주의 한 방. 준플레이오프에서 대포가 터지지 않아 답답해 하던 '두목곰' 김동주가 4회초 삼성 선발 차우찬으로부터 동점 투런홈런을 작렬시키며 순식간에 승부을 원점으로 되돌려놓았다.

이어 두산은 5회초에도 용덕한의 안타와 정수빈의 볼넷, 오재원의 절묘한 번트안타로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아 차우찬을 강판시켰고, 구원 등판한 정인욱으로부터 이종욱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역전 점수를 뽑아냈다. 계속해서 최준석이 1사 1, 2루에서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날려 5-2로 달아났다.

이후 두산의 절묘한 계투작전이 이어지며 그대로 승기를 굳혀나가는 양상이었다. 선발 홍상삼이 3회 먼저 2점을 내주며 불안한 피칭을 하자 4회초 동점을 이룬 직후인 4회말 수비 1사 1루부터 곧바로 불펜 가동에 들어갔다. 이현승(4회)-임태훈(5회)-왈론드(6회)-고창성(7회)-정재훈(8회) 등 정예 계투조가 줄줄이 마운드에 올랐다.

극적인 반전은 8회말 삼성 공격 때 이뤄졌다. 1사 후 진갑용이 친 투수쪽 강습타구가 고창성의 손을 맞고 옆으로 튀며 내야안타가 된 것이 신호탄이었다. 두산 벤치는 하는 수 없이 마무리 정재훈 카드를 일찍 빼들어야 했다.

삼성은 대타 박진만이 삼진 당해 투아웃이 된 다음 이영욱, 김상수가 연속안타를 쳐 한 점을 내며 정재훈을 흔들었다. 계속된 2사 1, 2루에서 박한이가 일을 냈다. 정재훈으로부터 우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3점홈런을 작렬시킨 것. 두산으로선 준플레이오프 1, 2차전 때 정재훈이 경기 막판 전준우, 이대호에게 홈런을 맞고 무너졌던 아픈 기억이 다시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삼성은 선발 차우찬이 4이닝 5실점하고 물러나 힘겨운 승부를 벌여야 했다. 5회 무사 만루서 두번째 투수로 나섰던 정인욱이 불을 끄지 못하고 역전 점수(차우찬의 실점)를 내준 것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등판한 정현욱(6회)-권오준(8회)이 무실점 계투하며 마운드를 안정시켜준 것이 재역전을 이끌어내는 발판이 됐다. 8회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낸 권오준이 8회말 타선의 역전극으로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다.

9회말 등판했던 권혁이 볼넷과 내야안타, 보크로 1사 2, 3루의 위기를 불러온 것은 마지막 살 떨리는 장면. 여기서 구원 등판한 안지만이 이종욱과 양의지를 내야플라이와 중견수 플라이로 물리치고 힘겹게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두산으로선 안타 하나면 다시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마지막 찬스를 날려버리며 허탈한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