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전까지 기어이 끌고간 김경문 두산 감독이 승장 소감을 밝혔다.
두산은 3일 사직구장서 열린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 3-2로 아슬아슬하게 리드하던 9회초 대타 정수빈의 쐐기 스리런포 및 이종욱의 3타점 싹쓸이 2루타 등으로 단숨에 8점을 보태 11-4로 승리했다. 롯데는 9회말 2점을 만회했지만, 뒤늦은 반격이었다.
사실 이날 롯데도 그렇고, 두산도 8회까지 적시타 실종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8회말까지 기록한 두산의 잔루수는 9개에 달했다. 최종적으로는 10개. 하지만 롯데가 더욱 심했다. 롯데는 9회말까지 무려 17개의 잔루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팀 잔루 최고기록(16개)를 경신하는 불명예까지 안았다.
두산은 잔루 퍼레이드 속에서도 막판 짜릿한 화력의 대폭발로 득점의욕을 해소하며 승리를 거머쥔 셈이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잠실에서 2연패 후 사직 원정으로 넘어와 2연승을 챙기는 기염을 토했다. 3선승제 속에서 승부를 원점을 되돌린 두산은 이제 잠실에서 운명의 5차전을 치르게 된다. 두산으로서는 적지에서의 2승이 천금같았고, 또 그만큼 짜릿했다.
경기 후 김경문 감독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은 "어제(3차전)부터 1, 2차전 질 때와는 달리 선수들이 뭉쳐있는 모습들을 덕아웃에서 보게 됐다. 그 모습을 보니 나도 경기를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며 "초반부터 여러 차례 어려움이 왔지만 잘 넘겼고, 2승2패를 만들었다. 이제 5차전을 맞게 됐다. 서울로 가서 후회없이 싸우겠다"고 승장 소감과 5차전을 맞는 각오를 전했다.
이어 경기 초반인 1회 2사 만루서 득점하지 못했을 당시의 아쉬움도 언급했다. 김 감독은 "오늘 (최)준석이가 칠 듯해서 4번 타자로 넣었는데, 역시 1회초 찬스를 못살리더라. 그래서 오늘 또 행운이 안따라주는 줄 알았다"며 "그런데 1회말 수비 무사 만루서 (임)태훈이가 잘해줘 막았다. 서로 비겼다고 생각하면서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김 감독은 3-2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유지한 9회초 고영민 타석 때 대타로 내세운 정수빈이 큼지막한 우월 스리런포를 작렬시켜 승리에 쐐기를 박은 점에 대해 거듭 놀라움을 전했다.
김 감독은 "스리 볼 상황에서 (정)수빈이에게 강공 사인을 보내긴 했지만 의외로 너무 잘쳤다. 나도 깜짝 놀랐다. 진짜 생각지도 않은 타구가 나와서 정말 놀랐다"고 정수빈의 홈런포가 의외였음을 전하면서 결정타가 된 것을 흐뭇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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