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삼성)이 드디어 꽃을 피웠다. 그토록 원했던 '승률왕' 고지에 오르면서 프로 입단 후 생애 첫 타이틀을 획득했다. 그것도 완투승으로 일궈낸 값진 성과다.
차우찬은 26일 시즌 최종전인 잠실 LG전에서 선발등판해 9이닝 1실점 완투로 팀의 6-1 승리를 이끌며 시즌 10승 고지를 밟았다.
이날 차우찬은 최고구속 147km짜리 직구와 슬라이더(131~137km), 커브(114~119km)를 섞은 볼배합으로 LG 타선을 틀어막고 승리를 이끌었다. 최종성적은 9이닝(111구) 4피안타 3볼넷 11탈삼진 1실점. 시즌 두번째 완투승이자 10승을 수확하며 시즌 최종전을 완벽하게 장식했다.
'완투승'보다 '10승'의 의미가 그에게 무엇보다 컸다. 삼성 입단 후 첫 두자릿수 승수와 함께 승률 랭킹 진입의 기본조건을 달성한 것. 차우찬은 이날 승리로 10승(선발 9승) 2패를 기록, 승률 8할3푼3리로 한화 류현진(8할)을 제치고 극적으로 승률부문 단독 1위에 올랐다.
경기 전 차우찬은 "승률왕을 꼭 해보고 싶다"고 의욕을 다졌다. 2006 시즌 삼성 입단 후 좌완 강속구 투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매번 고개를 떨군 그로서는 2010 시즌 거둔 10승 고지 및 승률왕은 가슴 떨릴 만큼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차우찬은 입단 4년차인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득점 상황서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볼넷 남발로 진땀을 흘렸다. 이 탓에 팬들로부터 '새가슴'이라는 불명예스런 별명까지 얻었다. 그 역시 이 별명을 잘 알고 있어 올 시즌 초만 하더라도 고개를 떨구며 팬들에게 죄송스런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스프링캠프 때부터 상하체 밸런스를 맞추며 구위를 끌어올린 차우찬은 자신의 공을 믿기 시작했고, 위기 상황서도 떨지않고 승부를 즐겼다. 그 결과가 좋으면서 그는 조금씩 자신감을 회복했고, 그 상승세를 유지하며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본인이 임무를 완수해낸 것이다.
차우찬은 2010 시즌 최종성적은 37경기 126.1이닝 10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2.14. 데뷔 후 3년간 1승도 거두지 못했고, 지난 시즌에 겨우 6승(9패)를 달성한 차우찬으로서는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가슴 속에 숨겨둔 잠재력을 모두 발휘한 2010년, 차우찬은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중 한명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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