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인대 부상으로 대회 출전 자체가 힘들어 보였던 소녀는 그라운드에 들어서자 어디가 아팠냐는 듯 실력을 발휘하며 팀에 값진 승리를 선물했다. 그것도 모자랐던 소녀는 골 퍼레이드를 벌이며 한국 축구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기는데 집중하고 있다.
한국 17세 이하 여자축구대표팀은 9일 오전(이하 한국 시간)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여자 월드컵 B조 조별리그 2차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4-1 완승을 했다.
2연승을 거둔 한국은 승점 6점을 얻으며 남은 독일과의 경기에 상관없이 8강 진출을 확정했다. 2008년 뉴질랜드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8강행이라는 의미있는 성적도 만들었다.
그 중심에는 여민지(17, 함안 대산고)가 있었다. 청소년 여자축구에서 지소연(19, 한양여대)과 쌍벽을 이루며 차세대 한국 여자축구를 이끌 자원으로 주목받은 여민지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오른쪽 무릎 인대 부상으로 출전에 암운이 드리워졌지만 꾸준한 재활로 극복하며 킬러 본능을 뽐내고 있다.
지난 6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1차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3-1 승리를 만들었던 여민지는 멕시코전에서는 1-1로 팽팽하던 전반 40분 결승골을 넣으며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도움도 1개를 기록하는 등 팔방미인 공격수로서 재능을 과시했다.
경기 뒤 여민지는 "부상 회복 후 처음으로 풀타임을 뛰어서 많이 힘들었다"라며 아직 체력적으로 완성되지 않았음을 전했다.
그래도 여유로움을 보인 여민지는 "지난번 경기보다는 경기감각이 더 좋아졌다고 느껴졌다. 한 골밖에 넣지 못했는데 다음 경기에서는 더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계속 골 사냥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한국은 오는 12일 오전 조 1위 독일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역시 2승을 거두고 있는 독일과는 골득실 차이가 상당해 여민지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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