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의 외국인 투수는 누가 될까. 전반기 막판, 그 명암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두산의 우완 켈빈 히메네스다. 다소 쌀쌀했던 4월을 넘어서면서 히메네스는 그야말로 맹투를 이어가고 있다.
평균자책점도 5.45(4월)-3.38(5월)-2.61(6월)-0.41(7월)로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지난 18일 롯데전 완투승으로 선발 4연승과 함께 12승째(3승)까지 챙겼다. 리그 최고의 좌완 투수들인 류현진(한화), 김광현(SK)와 함께 다승 공동 1위의 호성적이다.
특히 이들이 높은 탈삼진수(류현진 138개, 김광현 109개)를 자랑하는데 반해 히메네스(64개)는 낮게 깔린 직구와 싱커로 맞춰잡는 투구를 펼치면서 효율적으로 타자를 제압한다. 시즌 초 제구 난조로 진땀을 흘리긴 했지만, 이제는 완전히 페이스를 찾으며 김경문 감독에게 미소를 찾아주고 있다.
지난 시즌 리그를 제압한 외국인 투수는 단연 로페즈(KIA)였다. 14승(4완투) 5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하면서 KIA의 한국시리즈 직행을 이끈 그는 결정적인 순간에 불펜등판까지 수행하면서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그의 한국시리즈 MVP 탈락에 팬들마저 아쉬움을 표현했을 정도로 로페즈의 2009년은 화려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부진과 불운으로 연신 고배를 마시면서 그가 차지하고 있던 명예는 히메네스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현재까지 로페즈가 거둔 성적은 단 1승(8패), 평균자책점 5.63에 불과하다. 특히 타선 침묵과 불펜방화까지 겹치면서 로페즈는 기량에 비해 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 결과 덕아웃분풀이로 구설수까지 휘말려 작년의 명성은 땅바닥으로 추락했다.
현재 히메네스와 견줄만한 외국인 투수는 포크볼러 카도쿠라(SK) 뿐이다. 시즌 초 선발 7연승을 내달리며 막강한 기세를 과시했던 카도쿠라는 10승 4패 평균자책점 3.04로 맹투 중이다. 초반에 비해서는 주춤하지만, 필요한 상황에서는 계투등판까지 군말없이 소화하며 SK의 효자용병으로 자리잡았다.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팀원들과의 융화력도 좋아 히메네스의 대항마로 충분하다.
시즌 후 수상여부를 떠나서 과연 리그를 지배했다고 평가받는 외국인 투수는 누가 될까. 성적상으로는 히메네스가 유력하지만, 현재 한국시리즈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는 'SK의 카도쿠라'가 그 명성을 얻을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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