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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책 발간' 한준호 아나 "너무 리얼해서 걱정"(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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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리얼한 내용이라 조금 쑥스럽네요."

MBC 한준호 아나운서가 직접 쓴 육아 서적 '아빠가 읽는 임신 출산책'을 건네며 말했다. 몇 장 넘겨보니 그 말의 의미를 알 것 같았다.

'아빠가 읽는 임신 출산책'은 그만큼 솔직한 육아 지침서다. 계획에 없던 임신으로 당황스러웠던 초보 아빠의 이야기부터 아내를 진찰하는 남자 의사를 은근히 경계하며 갓 태어난 아이를 안고 가슴 벅차 눈물을 흘리고, 아이들의 육아에 고민하는, 아빠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젠틀하고 잘 생긴 '훈남' 아나운서 한준호가 아닌,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남편이자 아빠인 한준호를 만났다.

◆"스물 일곱살에 결혼, 아내의 임신 소식에 가슴이 덜컥"

올해 나이 서른일곱인 그는 초등학교 2학년생인 딸 다혜(9)와 아들 서윤(6) 지성(1), 세 아이의 아빠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 낳는 것도 무서운 세상에 겁도 없다'고 말하지만 한준호 아나운서는 "지르는데 겁이 없다. 대책없는 성격"이라고 웃었다. 약간은 무모한(?) 그의 성격이 지금의 행복을 가져다준 것 일지도 모른다.

한준호 아나운서는 대학을 갓 졸업한 스물일곱 나이에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소개팅에서 만난 아내에게 반해 '사귀자'가 아니라 '결혼하자'고 프러포즈 했고 3개월 열애 끝에 결혼했다. 당시 회사에 막 입사한 신입사원이었던 그는 다세대 주택 전세방에서 힘겹게 신혼 살림을 시작했다.

미래의 꿈을 그리며 들떴던 것도 잠시 신혼여행에서 돌아온지 한 달만에 아이를 가진 것 같다는 아내의 말을 들었다. 계획하지 않았던 임신. 지울까도 했지만 초음파 사진을 보고 아기를 낳을 결심을 했다.

한준호 아나운서는 "그 때 낳지 않았더라면 정말 후회했을 것 같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둘째는 계획된 임신이었지만 전치태반으로 인해 힘겹게 아이를 낳았다. 그리고 책을 집필하고 있던 중 셋째 임신 소식이 들려왔고 올 3월, 늦둥이 지성이를 품에 안았다.

한준호 아나운서는 "결혼한 것도, 아이들을 낳은 것도 너무 잘한 것 같다. 집에 가서 아이들이 달려오고 예쁜 짓을 하는 게 너무 좋다. 형제가 바글거리는 집안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주변에 친구나 후배들을 보면 아이가 생기면 자신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많아요. 시간을 빼앗기고 경제력도 약해져 인생을 즐기지 못한다고 생각하더라구요. 글쎄요. 제 경험으로 봤을 때 잃는게 아니라 얻는게 더 많은 것 같아요."

그러면서 한 아나운서는 "아내만 괜찮다면 넷째, 다섯째도 낳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능력만 되면 많이 낳아도 좋을 것 같다"고 아이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드러내며 웃었다.

◆"초고는 19禁 수준, 너무 리얼하다고 하더라"

결혼 11년차, 육아 10년차의 한준호 아나운서는 사실 출판사의 임신육아 서적 출간 제의에 선뜻 응하지는 않았다. 한 아나운서는 "어떻게 써야 할 지 몰라 몇 차례 거절했지만 솔직하고 진솔하게 써줬으면 좋겠다는 말에 책을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책은 '아내가 임신했다'와 '아이가 태어났다'라는 두가지 주제 아래 남자가 생각하는 임신준비, 임신 초기 중기 후기 생활법, 남편이 알아야 할 분만법, 아내와 함께 산후조리, 갓난아기와 친해지는 법, 좋은 아빠가 되는 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책에는 아들을 낳기 위해 남편이 노력해야 할 점이나 임신 초기 금욕령에 대처하는 방법, 임신 중 부부관계 등의 내용도 솔직하게 언급돼 있다.

"사실 보통 남성들이 어둠의 세계를 통해 성을 접하고 잘못된 정보를 접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 역시도 그랬구요. 제 경험이 예비 아빠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그런데 너무 리얼한 것 같아서 걱정도 되고 쑥스러워요(웃음). 한 후배는 원고를 읽다가 저랑 형수 얼굴이 오버랩되서 민망하다고 하더라구요. 출판사 측에서 초고를 보더니 '19금'이라며 조금 수정해주셨죠."

◆"7월 공부 위해 싱가포르로, 남아있는 가족들에 미안"

한준호 아나운서는 최근 육아 휴직을 신청했다. 셋째 지성이를 낳고 힘들어하는 아내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었다.

"아내가 제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인 적이 딱 한 번 있었어요. MBC 파업 당시 노조 간부로 활동하고 있어서 집에 자주 못 들어갔어요. 집에 들어갔는데 셋째를 낳은 아내가 유선염 때문에 열나고 아파서 울더라구요. 모유 수유중이라 약도 먹을 수 없었고. 그 때 처음으로 휴직을 하지 않겠냐고 했고 쉬어야 할 때인가 보다 하고 생각했죠."

업무에서 손을 뗐지만 아이 돌보랴, 논문 쓰랴, 틈틈이 특강하느라 여전히 바쁘다. 현재 한국외대 국제대학원에 재학하고 있는 그는 7월 말 싱가포르로 떠나 6개월간 교환학생으로 수업을 받는다.

"공부는 셋째와 무관하게 그 전부터 계획을 세웠던 것이지만 가족들과 떨어져 있게 되서 너무 미안해요. 기회가 되면 가족들 데리고 가고 싶지만 아직 아기도 어리고 아내 일도 있고 여의치가 않네요. 대신 최대한 교환학생 기간을 줄이려고 했어요. 항상 지원하고 믿어주는 아내 때문에 든든하고 고맙습니다."

<사진제공=웅진리빙하우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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