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충격적 대패를 당하며 4강 진출에 실패한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이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마라도나 감독은 4일 새벽(한국 시간)에 끝난 2010 남아공 월드컵 독일과의 8강전에서 0-4로 완패한 뒤 AP 통신 등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내일이라도 그만둘 수 있다"라며 대표 감독직 사임 의사를 내비쳤다.
독일과의 경기는 마라도나에게나 아르헨티나에게나 여러모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일전이었다. 마라도나는 선수 시절 마지막으로 독일과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결승에서 만나 0-1로 패했던 아픔이 있었다. 또 아르헨티나는 지난 2006 독일월드컵 8강전에서 승부차기로 패배, 4강 티켓을 넘겨줬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마라도나와 아르헨티나는 이런 아픔을 설욕할 과제를 안고 있었다.
아르헨티나가 0-1로 뒤진 채 전반을 마치자 마라도나 감독은 선수들에게 투쟁력을 끌어올리면서 볼 점유율을 높여 독일의 크로스를 차단하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기는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고, 후반 무려 세 골이나 더 내주면서 완패했다. 때문에 마라도나 감독은 패배를 인정하면서 "무하마드 알리의 펀치 같았다"라고 독일의 공격력에 완전히 당한 네 골 차 패배를 비유했다.
쓴맛을 본 그는 "내 삶에 있어 가장 어려운 경험을 했다. 내 후임자가 지금의 공격적인 아르헨티나의 축구를 이어갔으면 좋겠다"라며 사령탑 자리를 내놓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아르헨티나 국민의 실망감을 잘 알고 있는 그는 "누구도 행복할 수 없는 결과"라며 "축구를 그만두는 날이 온다면 지금의 심정과 같을 것이다"라고 울적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향후 진로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가족이나 선수들과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라며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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