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독일 축구계는 흥분했다. 2001~2002 시즌 카이저슬라우테른 소속의 미로슬라프 클로제(32, 바이에른 뮌헨)가 대표팀을 대표할 골게터로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클로제는 21경기에 나서 14골을 터뜨리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 전까지 폴란드 이민자로 낮에는 목수로 밤에는 축구 연습을 하던 그에게는 인생 역전이나 다름없었다.
자연스럽게 국가대표팀에서도 그를 호출했다. 이름값 있는 선수들과 비교해 무명이었지만 클로제는 월드컵 본선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차전에서 헤딩 해트트릭을 해내며 화려한 비상을 알렸다.
182cm로 큰 신장은 아니지만 클로제는 부단한 점프 연습으로 '헤딩 머신'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만들었다. 그는 첫 월드컵에서 총 5골을, 그것도 머리로만 넣으며 독일 축구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올랐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2004~2005 시즌 분데스리가 명문 베르더 브레멘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해 15골을 쏟아내더니 2005~2006 시즌에는 25골을 폭발시키며 야수로 변모했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도 클로제는 5골을 터뜨렸다. 이번에는 머리 뿐 아니라 발로도 골을 넣었다. 두 대회를 합쳐 10골을 넣었고, 6골은 머리로 골망을 흔든 것이었다. 월드컵 두 대회 연속 5골 이상은 클로제가 처음이었다.
2007~2008 시즌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으면서 클로제는 정점에 올랐다. 비록 지난 시즌에는 부상과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3골에 그쳤지만 대표팀에서 그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클로제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 호주와의 첫 경기에서 필립 람의 가로지르기를 받아 머리로 골을 넣으며 첫 골 신고식을 한 데 이어 중요한 일전이었던 16강 잉글랜드전에서도 골 맛을 봤다. 골킥을 받아 메튜 업슨과의 몸싸움을 이겨내며 슈팅해 4-1 대승을 이끄는 선제골을 터뜨린 것이다.
월드컵 통산 12호골을 터뜨린 클로제는 축구 전설인 펠레와는 벌써 동률을 이뤘다. 그의 앞에는 대선배인 게르트 뮐러(14골)와 브라질의 호나우두가 보유한 15골의 월드컵 최다골을 넘어서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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