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소 탱크'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절친'으로 잘 알려진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가 드디어 골맛을 보며 아르헨티나에 8강을 선물했다.
테베스는 28일 오전(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사커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월드컵 16강 멕시코와의 경기에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와 함께 삼각편대로 출전해 두 골을 터뜨렸다. 테베스의 활약으로 아르헨티나는 3-1로 이겼고, 8강에 올라 독일과 맞붙게 됐다.
저돌적인 드리블과 묵직한 슈팅이 일품인 테베스는 멕시코 수비진의 공간 점유로 초반에는 제자리를 못찾는 듯했다.
그러나 심판진의 도움(?)으로 테베스의 기가 살아났다. 전반 25분 리오넬 메시의 슈팅 때 테베스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앞으로 뛰어들었다. 볼이 골키퍼에 맞고 튀어나와 메시에게 갔고, 메시가 그대로 잡아 전진패스한 것을 테베스는 헤딩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메시가 볼을 연결하는 순간 수비수보다 뒤에 있어 명백한 오프사이드였지만 2부심의 모르쇠와 주심의 요지부동으로 테베스는 행운의 골을 기록했다.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듯 테베스는 후반 6분 스스로 해결하며 특급 공격수다운 면모를 보였다. 아크 정면에서 수비수 두 명을 몸싸움으로 따돌리고 한 박자 빠른 슈팅을 시도했고 오스카르 페레스 골키퍼가 몸을 날리기도 전에 골로 연결한 것이다.
쐐기골을 터뜨린 테베스는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과 진한 포옹으로 기쁨을 만끽했다. 덕택에 아르헨티나는 3-1로 승리, 2006 독일 월드컵 16강 2-1 승리 이후 멕시코와 4년 만의 리턴 매치에서도 또 웃을 수 있었다.
과거 테베스는 마라도나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지도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 남미 예선 과정에서는 일부러 퇴장을 당한데 이어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등 첨예한 대립도 했다.
때문에 일부 언론에서는 그를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함께 월드컵에서 악동짓을 할 선수 1순위로 꼽기도 했다.
그러나 2009~2010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맨체스터 시티로 팀을 옮기면서 활력을 되찾은 테베스는 29골을 터뜨리며 비상했다. 자연스럽게 국대표팀 승선으로 연결됐고 이번 월드컵 들어서는 골 욕심 대신 이타적인 플레이로 아르헨티나의 승리행진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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