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가 미국을 꺾고 8강에 진출하면서 아프리카 대륙의 자존심을 지켰다.
아프리카 지역의 국가들이 줄줄이 예선에서 탈락한 가운데 가나의 8강 진출은 그나마 검은 대륙의 자존심을 세운 일인 셈.
이번 월드컵에서 아프리카팀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총 6개 출전팀 중 D조의 가나만 조2위로 16강 토너먼트에 올라 미국을 제압한 반면, 개최국인 남아공을 비롯해 카메룬, 알제리, 코트디부아르, 나이지리아까지 무려 5개팀이 모조리 '동네'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27일자 '산케이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아프리카 국가들 사이에서는 월드컵 해를 포함해 2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때문이라는 의견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아프리카 국가들의 부진 원인은 다양하다. 주력 선수의 많은 수가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어 대표팀 합류 기간이 짧고, 감독의 빈번한 교체도 조직력에 불안감을 야기하는 요소다.
특히, 월드컵과 같은 해에 열리는 네이션스컵이 가장 근본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참가 선수에게는 부상과 피로누적 등으로 인해 분명 월드컵에서 악영향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나의 마이클 에시앙은 네이션스컵에서 무릎 부상을 입어 대표팀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올해의 경우, 지난 1월 30일부터 31일까지 앙골라에서 열렸고 이집트가 우승, 가나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나이지리아, 코트디부아르는 반년 후 월드컵 본선 출전을 앞두고 네이션스컵 부진으로 감독이 해임되기도 했다.
가나의 밀로반 라예바츠 감독도 미국전 후 "오늘조차 몇 명은 (네이션스컵탓에) 플레이할 수 없었던 선수가 있었다"고 네이션스컵 참가로 인한 후유증을 인정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예전부터 이 점을 인식해온 아프리카연맹이 2013년 리비아 대회부터 개최년도를 홀수해로 변경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과연 2014년 월드컵에서는 검은 대륙의 돌풍을 지켜볼 수 있을까. 4년 후에는 '네이션스컵'이 실제로 아프리카 국가들의 탈락 이유인지 검증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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