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법은 없는가보다. 투수진 고갈로 힘겨워하던 넥센에 또 한 명의 '신예'가 튀어나왔다. '고원준 2탄'의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넥센은 지난 20일 목동 두산전에서 0-1로 뒤지던 8회 장기영의 결승 3루타 등으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번번이 득점에 실패하던 넥센은 8회말 1사 2루서 송지만이 좌전 1타점 적시타로 동점을 뽑아냈고, 곧바로 장기영이 3루타를 터뜨려 경기를 뒤집었다. 9회초 마무리 손승락이 나서 경기를 매조지한 것은 당연지사.
특히 이날 눈에 띈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선발로 나서 호투한 문성현이다. 그는 6이닝(106구)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 호투로 역전승의 텃밭을 일궈냈다. 팀 타선이 중반까지 침묵해 승리투수는 8회초 1사 후 올라온 송신영에게 돌아갔지만, 문성현은 최강 화력을 자랑하는 두산 타선을 최대한 억제시키며 선발 임무를 100% 완수했다.
문성현은 넥센에 4순위(전체 31순위) 지명돼 계약금 8천만원을 받고 올해 입단한 신인 유망주. 김정훈, 김대유와 함께 올 시즌 넥센의 신예 투수 3인방으로 기대를 모았다.
비록 선발 첫 등판했던 지난 10일 목동 롯데전에서 1.1이닝(38구) 동안 5피안타(2홈런) 1볼넷 1폭투 2탈삼진 5실점으로 조기 강판당하는 호된 신고식을 치렀지만, 그 쓰디쓴 경험이 좋은 약이 됐다.
15일 SK전에서 두 번째 선발 기회를 가진 문성현은 6이닝 4피안타 2실점 호투로 기세를 올렸고, 이날 두산을 상대로 또 한 번 호투를 펼쳐주면서 김시진 감독을 웃음짓게 만들었다. 3차례 선발등판해 승리없이 2패만 안았지만, 피칭 내용과 활약상은 딱히 선발감이 마땅찮은 넥센에게는 천금이나 다름없다.
현재 넥센의 선발투수는 금민철, 번사이드, 고원준 외에는 모두가 마뜩지않다. 강윤구, 김수경, 황두성 등 선발감 투수들이 부상과 컨디션 저하로 로테이션 합류가 힘든 상황에서 김시진 감독은 그간 '땜빵선발'로 김상수, 배힘찬, 이동현 등을 기용해봤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사실 문성현도 궁여지책으로 기용한 카드다.(18일 두산전서 기용해본 김성태는 우천노게임이 돼 아직 활약이 미지수다)
실제로 문성현을 처음 선발 등판시켰을 때 김시진 감독은 "(선발투수감이 없는데) 어쩌겠느냐, (문)성현이가 4회까지만 버텨준다면 성공"이라고 인상을 구겼다. 첫 등판에서 롯데의 방망이에 혼쭐이 났지만, 김 감독은 몇 차례 더 기회를 줘볼 생각이었고, 이후 2번의 선발 등판에서 문성현은 선두권의 SK, 두산 타자들을 잘 막아냈다.
"기회가 왔을 때 꼭 잡겠다"고 의욕에 불타 있는 문성현. 그가 조금씩 기지개를 펴면서 고원준과 함께 넥센 마운드의 새얼굴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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