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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가 한국 축구에 던진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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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23, 바르셀로나). 역시나 '명불허전'이었다. 메시는 진정 메시다웠다.

17일 요하네스버그 사커 시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조별예선 2차전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경기는 메시가 왜 세계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 이번 대회 첫 '해트트릭'을 기록한 이과인조차 조연이었다.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한 메시가 주연이었다. 그만큼 메시의 경기력은 강렬했다.

프리킥, 드리블, 패스, 슈팅 등 메시는 모든 면에서 모자람이 없었다. 드리블로 치고 달리는 속도가 한국 선수들의 달리기 속도보다 빨랐다. 여유도 넘쳤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유자재로 공을 찼다. 상대가 몇 명이 달라붙든지 상관없었다. 메시는 어떤 상황에서도 메시다운 플레이를 펼쳤다.

전반 17분 메시의 발에서 첫 골이 터졌다. 아크 왼쪽에서 올린 메시의 프리킥이 박주영의 다리를 맞고 골문으로 들어간 것이다. 비록 한국의 자책골이었으나 빠르고 예리한 메시의 킥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전반 40분 아크 오른쪽에서 이청용을 제치는 장면은 메시가 왜 드리블의 황제라 불리는지 말해주고 있다. 엄청난 순간속도를 가미한 한 번의 페인트 모션으로 이청용을 완벽하게 제쳤다. 이청용은 메시가 질주하는 반대쪽으로 몸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메시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장면은 전반 43분에 나왔다. 테베스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후 문전으로 돌진하던 메시. 무려 6명의 한국 선수들이 둘러쌌다. 하지만 메시는 전혀 힘들어하지 않으며 6명의 선수를 따돌렸고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적이지만 감탄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후반 31분 문전 왼쪽을 돌파하며 결정적인 왼발 슈팅을 때려 이과인의 골을 도왔고, 35분 한국의 5명 선수가 메시를 에워쌌지만 메시는 기다렸다는 듯이 환상적인 로빙패스로 아궤로에 연결했다. 메시의 패스를 받은 아궤로는 반대편의 이과인에 크로스를 올렸고 편안한 골로 연결됐다.

메시의 매직에 홀린 한국은 결국 1-4 대패를 당해야만 했다. 말로만 듣던 세계 최고 선수의 능력에 무릎을 꿇었다.

메시가 한국 축구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한국 축구는 아직 세계 최상의 수준에 한참 모자란다는 것. 더욱 유능한 선수가 많이 등장해야 한다는 것. 더 세밀한 전술과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 이변도 준비된 자들에게만 온다는 것.

이렇듯 메시의 매직은 한국 축구의 현 주소를 역으로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더욱 발전해야만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이다. 분하지만, 자존심이 상하지만 메시의 매직을 통해서 한국 축구가 한 계단 더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야만 한다. 메시의 매직에 감탄만 하고 있다면 한국 축구는 그냥 제자리다.

조이뉴스24 요하네스버그(남아공)=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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