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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 in(인) 남아공]⑬ '감탄'과 '실망'의 공존, 사커 시티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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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16일, 13일차

오늘도 어김없이 추운 날씨와 싸우기 위해 비니 모자를 쓰고, 축구 양말을 무릎까지 올려 신고, 옷을 겹겹이 입고는 숙소를 나섰다.

호텔을 나와 2010 남아공월드컵의 '상징'으로 향했다. 사커 시티 스타디움. 요하네스버그의 소웨토에 위치한 월드컵 경기장으로 수용인원이 무려 9만4천700명이나 된다. 남아공에 있는 월드컵 경기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웅장한 규모보다 사커 시티를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독특한 외관이다. 부드러운 곡선 형태의 경기장은 아프리카 전통 도자기인 칼라바쉬(조롱박, 또는 이를 이용한 아프리카 전통 공예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한다. 외관은 불꽃 형태의 모자이크로 장식해 독특함의 강도를 높였다.

최다 수용 인원과 개성 강한 외양의 사커 시티 스타디움은 남아공월드컵의 메인 경기장이다. 개막식과 결승전이 모두 이곳에서 열린다. 따라서 남아공월드컵의 상징과 같은 경기장이다. 이 경기장에서 17일 저녁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운명적 한 판이 열리기도 한다.

남아공월드컵의 상징으로 간다는 마음에 설렜다. 물론 사진과 영상으로는 이미 봤다. 하지만 실제 눈으로 보고 싶었고, 메인 스타디움의 웅장함을 느껴보고 싶었다.

시골 출신의 기자가 상경해 가장 큰 문화적 충격을 받은 장소가 있다. 바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이었다. 그 곳에 처음 간 날, 말문이 막혔다. 상암 경기장이 내뿜는 웅장함과 포스에 완전히 매료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 푸른 잔디를 잊을 수가 없다. 상암은 그렇게 기자의 마음에 불꽃을 지폈다.

사커 시티 스타디움으로 가는 길이 설레는 이유, 상암에서 그랬던 것과 같은 짜릿함을 느끼고 싶어서였다. 버스가 경기장으로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설렘의 강도는 커졌다.

드디어 사커 시티 스타디움의 외관이 저 멀리서 그 독특한 자태를 드러냈다. 칼라바쉬라는 아프리카 전통 공예품은 잘 모르겠고, 기자의 눈에는 거대한 우주선처럼 보였다. 둥그런 모양에 여기저기 구멍이 뚫려 있었고, 꼭 외계인이 타고 있을 것만 같은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사커 시티 스타디움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정말 독특한 외관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여행을 가도 웬만하면 사진으로 흔적을 남기지 않는 기자가 남아공에 와서 처음으로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기념사진을 찍을 정도로 사커 시티 스타디움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기자는 더욱 가까이 다가가 사커 시티를 더 자세히 바라봤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실망감은 커졌다. 멀리서 볼 때는 멋졌는데 가까이서 보니 허점투성이였다. 외관에 뚫린 구멍은 창문이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었다. 왠지 아직 공사가 덜 끝난 느낌을 받았다.

경기장 내부로 들어가니 실망감은 더욱 커졌다. 관중석의 80% 이상이 오렌지색 의자로 도배돼 있었다. 잠시만 보고 있었는데도 눈이 아플 지경이었다. 또 관중석으로 올라가는 길, 기자석으로 올라가는 길 모두 무의미한 시멘트 색깔 뿐이었다. 외양만 번듯할 뿐 내부는 매력적이지 않았다.

경기장을 뒤덮고 있는 전선도 깔끔히 정리되지 않았고, 관중석 맨 윗자리는 그라운드의 선수가 구별이 거의 되지 않을 정도로 멀었다. 규모만 자랑하고 싶어 관중들의 실제 경기 관람 집중도에는 무관심한 듯했다.

감탄사를 내지르며 들어갔던 사커 시티 스타디움을 실망감을 안고 나와야만 했다. 그래도 상관없다. 경기장이 멋지고 말고가 무슨 상관이 있으랴. 이 곳에서 한국이 아르헨티나만 이겨준다면...

<⑭편에 계속...>

조이뉴스24 /요하네스버그(남아공)=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e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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