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참가한 지난 월드컵을 되돌아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D조 조별예선 3차전 포르투갈전. 한국 월드컵 역사상 가장 멋있는 골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그 골이 터졌다. 박지성은 후반 25분 가슴으로 볼을 트래핑한 후 그대로 왼발로 슈팅하는 환상적인 동작으로 포르투갈을 침몰시켰다.
2006년 독일월드컵 G조 조별예선 2차전 프랑스전. 박지성은 후반 36분 오른발로 살짝 밀어넣는 슈팅으로 패색이 짙었던 한국을 살려놓았다. 앙리에 선제골을 허용해 0-1로 뒤지고 있던 한국은 천금같은 박지성의 골로 동점을 만들어 승점 1점을 얻을 수 있었다.
박지성의 공통점이 드러났다. 바로 강팀을 상대로 골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박지성이 '강팀 킬러'라고 불리는 이유다. 2002년 당시 D조에서 최강팀은 포르투갈이었고 2006년 당시 G조의 톱시드는 프랑스였다. 박지성은 최강팀을 상대로 '킬러 본색'을 유감없이 드러냈던 것이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가진 평가전인 프랑스전에서도 박지성은 골을 뽑아내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바 있다. 프랑스전에서의 그 환상적인 골은 지금의 박지성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굉장한 골이었다. 당시 프랑스는 '디펜딩 챔피언'이었다. 박지성이 강팀 킬러 본능을 본격적으로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 이 때였다.
박지성의 강팀 킬러 본능은 월드컵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도 박지성은 강팀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첼시, 리버풀, 아스널 등 이른바 '빅4' 상대팀과의 경기에 나서면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며 간간이 골도 기록했다. 박지성은 자신을 둘러싼 위기설이 터질 때마다 강팀을 상대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위기설을 잠재웠다. 그만큼 강팀에 강한 박지성이다.
그런 강팀 킬러 박지성 앞에 또 다시 최고의 강팀이 찾아온다. 바로 아르헨티나다. 한국의 조별예선 두 번째 상대가 바로 마라도나가 지휘하고 메시-이과인-테베스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다. 아르헨티나전을 앞두고 박지성이 다시 한 번 강팀 킬러 본능을 깨우려 하고 있다.
14일 러스텐버그의 헌터스 레스트 호텔에서 열린 대표팀 전체 인터뷰에 참석한 박지성은 "첫 경기를 이겨서 자신감이 생겼다. 아르헨티나는 세계적인 팀이다. 잘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가 속한 조의 모든 팀들이 우리보다 강팀이다. 아르헨티나도 마찬가지다. 스페인전에서 보여줬던 모습을 보인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강팀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리스전에서 중원을 지배하며 쐐기골까지 넣었던 박지성. 그가 아르헨티나전에서도 강팀 킬러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기를 모든 국민들이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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