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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의 기다림' 앞에 담담한 이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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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프랑스월드컵. 한국의 조별예선 2차전 상대는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였다.

오렌지 군단은 너무나 강했다. 한국은 전반 37분 코쿠에 선제골을, 40분 오베르마스에 추가골을 허용하며 전반에만 0-2로 끌려갔다. 후반에도 오렌지 군단의 화력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 26분 베르캄프가 팀의 세 번째 골을 작렬시켰다.

0-3으로 뒤지던 한국은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누군가가 필요했다. 그 때 앳된 얼굴의 한 선수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후반 32분 서정원과 교체 투입된 당시 19세의 대표팀 막내, 이동국이었다. 그리고 그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동국은 익히 알려진 네덜란드의 세계적 골키퍼 에드윈 판데사르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만큼 위력적인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는 등 월드컵 무대를 처음 밟아보는 막내답지 않은 자신감이 넘쳤다. 네덜란드의 포스에 눌린 다른 선수들과 달리 이동국은 한국 대표팀 선수 중 단연 빛났다.

네달란드전에서 선보인 짜릿했던 '13분'의 추억. 이동국이 경험한 월드컵은 그 '13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네덜란드전 이후 한국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로 떠오른 이동국이지만 부상 등 각종 불운이 겹쳐 월드컵과의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래서 이동국은 대표적인 '월드컵 불운의 사나이'로 불려야만 했다.

이동국은 12년을 기다렸다. 그리고 2010남아공월드컵 조별예선 1차전 그리스전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동국은 12년이라는 긴 세월을 견뎌내고 드디어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된다.

허벅지 부상을 당했던 이동국의 컨디션은 많이 올라온 상태. 빠르면 그리스와의 첫 경기에 그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12년의 기다림 앞에 선 이동국. 너무나 간절히 원하던 것을 얻게 되면 아무런 감흥이 없는 담담한 느낌을 받게 되기도 한다. 월드컵을 맞는 이동국은 담담했다.

8일 올림피아 파크 스타디움에서 만난 이동국은 12년의 기다림 앞에 선 소감을 묻는 질문에 "아직 설레지는 않는다. 월드컵이 큰 대회이기는 하지만 나에게는 한 경기일 뿐이다. 내 앞에 있는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매번 해왔듯이 지금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담담한 모습을 드러냈다.

월드컵 출전에 대한 담담한 심정을 내비치기는 했지만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대한 의지는 강렬했다. 이동국은 "16강 진출 목표를 반드시 이뤄낼 것이다. 몸상태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그리스전까지 100%로 만들 것이다. 월드컵에서 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누구보다 원했던 월드컵. 이동국은 12년을 기다렸고 드디어 그 앞에 섰다. 묵은 한과 설움, 그리고 아픔을 모두 씻어낼 수 있는 길은 최고의 활약을 하는 것이다.

조이뉴스24 러스텐버그(남아공)=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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