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 이상민이 어렵사리 은퇴 기자회견을 마쳤다. 은퇴를 받아들이기 힘든 팬들의 성토와 고함으로 난장판이 된 회견이었고, 이상민은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상민은 22일 삼성 조승연 단장 및 안준호 감독과 서울 태평로클럽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급작스러운 은퇴 배경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 과정 속에서 1년 계약을 남겨두고 은퇴를 선언한 점에 흥분한 수십 명의 팬들이 몰려와 회장으로 난입, 크게 반발하며 한때 회장이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팬들은 이상민이 마이크만 쥐면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고함치며 회견 진행을 막았고, 이상민 본인은 물론 구단 관계자와 취재진들도 난감함을 감추지 못했다.
눈물을 흘리며 이상민의 은퇴를 막아선 팬들로 회견이 더디게 진행됐고, 취재진의 요청으로 이후 따로 질문과 대답 시간을 가질 정도였다.
이상민은 "작년 시즌부터 허리(부상)로 힘들었다. 올 시즌까지 오면서 줄곧 은퇴를 생각했다"며 "또 스스로 체력적인 부담도 느꼈다. 솔직하게 스스로 자문했는데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은퇴 이유를 전했다.
이어 이상민은 "많이 아쉽지만, 이제 그만둬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고 침울한 표정으로 소감을 덧붙였다.
향후 계획은 아직 확정된 바가 없었다. 이상민은 "일단 영어를 배우기 위해 유학을 갈 생각이다. 예전부터 생각했는데 영어부터 공부하고 싶다"며 지도자 연수보다 어학연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음을 전했다.
이상민은 "어학연수 후 코치연수까지 1년이 되든 2년이 되든 목표를 세워 노력하겠다. 힘들겠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을 이어갔다.
또 앞으로 꿈꾸는 지도자상에 대해서 이상민은 "많은 분들한테 배웠기 때문에 특정인물을 본받고 싶은 지도자로 지목하기는 그렇다"며 "향후 기회가 있다면 나만의 색깔을 낼 수 있는 그런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상민은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갑작스러운 은퇴발표로 너무 죄송스럽다. 살아가면서 팬들에게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평생 동안 받은 사랑을 간직하면서 살겠다. 끝이 아니다. 지도자로 농구코트에 돌아와 다시 팬들을 만나겠다"고 은퇴 소감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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