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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아웃사이더] 삼성의 또다른 좌완 불펜 백정현, "어필하는 선수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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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은 괜찮아요. 마음가짐을 다르게 하고 마운드에 올라가니까 잘 되는 것 같아요."

2007년 삼성에 2차 1번 지명돼 입단한 프로 4년차 좌완투수 백정현(23)은 올시즌 시범경기에서 꾸준히 나서며 가능성을 타진받고 있다.

백정현은 입단 첫해엔 팔꿈치 부상으로 1군 무대에 11게임 등판, 4.2이닝만 던졌고 2008시즌엔 단 3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엔 20경기(18.1이닝)에 출전하며 중간계투진에 본격적으로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삼성은 현금 20억원과 김상수(23, 우완), 박성훈(28, 좌완)을 넥센 히어로즈에게 건네고 좌완 선발요원 장원삼(27)을 영입했다. 하지만 선발진의 뒤를 받쳐줄 마땅한 왼손 불펜투수는 권혁(27) 이외엔 없는 상태. 그런 의미에서 백정현에게 거는 기대는 밖에서 생각하고 있는 그 이상이다.

지난 11일 LG와의 시범경기 등판을 시작으로 18일까지 5경기에서 1이닝씩 던진 백정현은 총 16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단 두 개의 안타만를 허용했을 뿐 실점을 기록하지 않고 있다.

특히 1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서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9회초 마운드에 올라 한화의 2-3-4번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5이닝 동안 7개의 삼진을 잡아낸 것과 함께 사사구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다.

"작년엔 볼넷이 너무 많았어요. 폼을 바꾸고 나니까 잘 되는 것 같아요. 이전엔 '잘 해야겠다'는 마음만 앞서면서 긴장도 많이 하고 조급했는데 지금은 '집중력을 잃지 말자'라고 단순하게 맘을 고쳐 먹었어요. 그랬더니 좋아진 것 같아요."

백정현은 지난 시즌에도 18.1이닝을 던지면서 삼진을 26개나 잡아냈지만 반면에 볼넷도 16개를 기록해 거의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는 경향이 있었다. 비록 시범경기지만 5경기에 등판하면서 볼넷을 허용하지 않고 정면승부로 게임을 리드해갔다는 점은 선동열 감독을 미소짓게 한다.

선동열 감독은 백정현의 피칭에 대해 "볼도 좋아지고 예전보다 자신감도 늘어난 것 같다. 예전보다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는 만큼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백정현은 입단 1, 2년차 때만 해도 체력이 약하고 파워가 떨어지며 구질이 다양하지 않고 볼이 가볍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꾸준히 기량을 키워 체중도 80kg대로 끌어올리며 직구에 힘을 보탰고 변화구도 장착했다. 무엇보다 안정된 제구력을 뽐내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다.

지난 시즌 홀드왕을 차지했던 권혁과 함께 삼성의 좌완 릴리프 역할을 담당하며 1군 무대에서 자주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작 백정현은 세상에 자신이 알려지는 것이 걱정스럽다고 털어놓았다.

"인터뷰나 사진 촬영 같은 걸 많이 해보지 않아 어색해요. 원래 말수도 없고 부끄럼도 잘 타는 성격이거든요. 아직 저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게 별로 나쁘지 않아요. 앞으로 잘 해서 (세상에) 알려지면 불편한 점도 많을 것 같아요."

그래도 실력으로 '어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도 곁들인 백정현은 2010 시즌에 대한 큰 기대감을 나타내며 의욕도 잊지 않았다.

말수도 적고 그저 "열심히 잘 하겠다"는 단조로운 답변만 쏟아냈던 백정현에게 스스로 걱정하고 있는 '불편함'이 올 시즌엔 반드시 찾아올 것 같은 예감이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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