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웅'은 위기에서 등장한다.
14일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펼쳐진 '2010 동아시아선수권' 3차전 '숙적' 일본과의 경기에서 한국의 '영웅'은 허정무호 막내 김보경(21, 오이타 트리니타)이었다. 이날 일본전에서 한국은 수 차례 위기를 맞이했지만 그 때마다 김보경이 등장해 위기에서 구해내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전반 23분 엔도에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줘 일본에 끌려가고 있었다. 한국이 맞은 첫 번째 위기였다. 이 때 김보경이 등장했다. 전반 32분 김보경은 과감한 문전 돌파를 시도하며 일본 수비의 파울을 유도, 페널티킥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일본에 내준 페널티킥 골을 보란 듯이 그대로 돌려받은 것이다.
키커로 나선 이동국이 깔끔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한국은 동점에 성공했다. 골이나 다름없는, 김보경의 과감한 플레이가 만들어낸 결실이었다. 한국은 김보경으로 인해 첫 번째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한국의 두 번째 위기는 후반 6분에 찾아왔다. 전반 일본의 툴리오가 퇴장을 당해 수적 우세를 점했던 한국은 후반 초반 김정우가 거친 태클을 하다 옐로카드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퇴장 명령을 받았다. 2-1로 한국이 앞선 상황이었지만 10대10으로 양팀이 동수가 되자 경기의 분위기는 급격히 일본쪽으로 흘렀다. 일본은 매서운 공격으로 파상공세를 펼쳤다. 한국은 한 골 차 리드를 지켜내기 위해 일본의 공격을 걷어내는데 급급했다.
이 때 또다시 김보경이 등장했다. 후반 25분 김보경은 아크 왼쪽에서 일본 수비수 3명을 한 방에 무너뜨리는 환상적인 2대1 패스를 성공시킨 후 반대편에 있던 김재성에 완벽한 패스를 찔러 넣었다. 김재성은 차분하게 오른발로 슈팅, 통쾌한 골을 성공시켰다. 일본의 추격 기세를 무너뜨리며 한국의 승리를 확인하는 쐐기골이었다.
김보경이 또 다시 한국을 위기에서 구해낸 것이다. 이 골 이후 한국은 다시 기선을 제압하며 경기를 한층 여유롭게 운영할 수 있었다. 김보경은 그렇게 영웅의 역할을 해내고 후반 40분 오장은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허정무호의 막내, 이제 막 A매치 4경기를 소화한 새내기, 그런데도 선배들도 하지 못한 영웅적인 플레이를 서슴지 않은 김보경이다. 자신감도 넘치고 열정도 뜨겁다.
한국대표팀은 지난 10일 중국전에서 충격의 0-3 패배를 당해 분위기가 무척 가라앉아 있었다. 이날 일본전에서도 쉽지 않은 경기 내용을 보였다.
위기감에 빠진 허정무호에 활력소도 등장한 김보경, 그가 있어 허정무호는 진화할 가능성이 더욱 많아졌다. 김보경이 성장할수록 월드컵 본선에 대한 한국의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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