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받을 만한 경기였다."
한국축구대표팀이 18일 밤(한국시간) 스페인 에스타디오 시우다드 데 말라가에서 펼쳐진 핀란드와의 친선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둔 후 허정무 감독이 한 말이다.
허정무 감독의 말처럼 이날 대표팀은 좋은 경기력을 펼쳐보였다. 전지훈련을 떠난 후 가진 경기에서 가장 완벽한 내용의 축구를 선보였다고 할 수 있다. 전반 초반에는 조금 불안하기는 했지만 전반 중반이 넘어서며 안정감을 찾았고 후반에는 거의 일방적인 우세를 점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선수들의 조직력도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빠르고 정확한, 그리고 예리한 패스워크를 선보이며 상대를 무너뜨렸다. 또 깔끔하고 집중력 높은 수비력으로 실점을 하지 않았다. 분명 칭찬받을 만한 깔끔한 경기였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2-0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2골 모두 수비수의 발에서 터져나온 골이었다. 전반 39분 오범석의 선제골과 후반 16분 이정수의 쐐기골. 핀란드전에서는 '골 넣는 수비수'들이 높이 날아올랐다. 골을 넣어야만 하는 공격수들은 침묵하고 말았다. 킬러들이 본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물론 한국의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이동국과 염기훈은 좋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이동국은 전반 핀란드에 끌려갔던 흐름을 한국으로 가져오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냈다. 전반 25분 왼발 중거리 슈팅, 29분 거의 골과 다름없었던 헤딩슛 등 연신 날카로운 공격력을 뽐내며 풀타임을 소화했다.
경기 후 허정무 감독 역시 "적극성이나 수비 가담 등은 칭찬할 만했다. 나쁘지 않았다"며 이동국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골사냥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몇 차례 기회가 왔지만 살려내지 못했다. 공격수들이 골결정력을 높여야만 더 쉽게, 더 확실히 승리할 수 있다. 수비수들이 골을 넣는 것도 좋지만 본연의 임무는 아니다. 넣으면 좋지만 안 해도 상관없는 역할이다. 반면 공격수는 골을 넣는 것이 으뜸가는 의무다. 한국의 공격수들은 자신에 주어진 의무를 완벽하게 수행해내지 못한 것이다.
확실한 승리를 위해서, 또 재미있는 승리를 위해서 축구팬들은 골 넣는 수비수보다 골 넣는 공격수를 더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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