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수비 약점 드러내며 이집트에 패배

이집트가 나이지리아 공략법을 한국에 행동으로 알려줬다.

이집트는 13일 새벽(한국시간) 앙골라 벤글라 음바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본선 C조 조별리그 1차전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오는 6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서 한국과 같은 B조에 속해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만날 나이지리아는 최근 두 대회 연속 네이션스컵 우승팀 이집트를 상대로 골키퍼 빈센트 엔예마(하포엘 텔 아비브)를 중심으로 유수프 모하메드(FC시온)-조셉 요보(에버턴)-오비나 은와네리(FC시온)-타예 타이우(마르세유)가 플랫4를 형성해 대항했다.

미드필드에는 유수프 아일라(디나모 키예프)-존 오비 미켈(첼시)-딕슨 에투후(풀럼FC)가 배치됐고 좌우 공격수로 칼루 우체(알메리아)와 치네두 오바시(호펜하임)가, 중앙 공격수에 야쿠부 야예그베니(에버턴)가 나섰다.

시작부터 나이지리아는 좌우 측면 풀백이 활발하게 공격에 가담하며 이집트를 공략했다. 이집트는 모하메드 지단이 공격을 리드하며 나이지리아의 허점이 무엇인지 한국에 알리는데 참고가 될 만한 경기 내용을 보여줬다.

전반 5분 아메드 하산이 미드필드에서 전방으로 시도한 전진패스가 지단에게 이어졌다. 지단은 아크 오른쪽에서 가볍게 슈팅하며 골 사냥을 시작했다. 나이지리아도 8분 우체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하다 파울을 얻어내는 등 만만치 않음을 과시했다.

12분 나이지리아의 선제골이 터졌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수비수 마흐무드 파티흐를 제친 뒤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이집트가 압박을 가하기 전 빠르게 시도한 슈팅이 돋보였다.

먼저, 골을 내준 이집트는 허둥지둥하지 않고 침착하게 나이지리아를 공략했다. 지단은 22분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아크 왼쪽까지 전진해 슈팅을 시도하며 수비진을 흔들었다.

33분 동점골이 터졌다. 후방에서 길게 연결된 패스를 전방의 에메드 모테압이 받아 드리블한 뒤 빈 골문을 향해 슈팅해 1-1을 만들었다. 중앙과 측면 수비 사이 공간으로 빠져들어 간 볼을 정확하게 잡아내 얻어낸 수확이었다.

후반에도 양 팀의 공방은 계속됐고 이집트가 9분 역전골을 터뜨렸다. 지단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슈팅 기회를 엿보다 아크 오른쪽으로 볼을 내줬고 아메드 하산이 그대로 슈팅, 골로 연결됐다. 나이리지아 수비진이 지단의 움직임에 집중해 뒤에서 나오는 선수를 놓치며 벌어진 실점이었다.

급해진 나이지리아는 왼쪽 풀백 타이우가 더 공격적으로 나오면서 뒷공간을 허용했다. 14분 모테압이 타이우와 중앙 수비 사이 공간으로 연결되는 볼을 잡아내 슈팅을 하는 등 추가골 기회가 계속됐다.

24분 우체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공격수 오비나 은소포(말라가)를 투입하며 나이지리아는 공격 의지를 분명히 했다. 34분에는 미드필드의 핵 미켈을 대신해 은완코 카누(포츠머스) 카드를 던졌다.

그러나 골은 오히려 이집트가 터뜨렸다. 42분 모하메드 게도가 수비 압박이 헐거워진 틈을 타 페널티지역 정면으로 연결된 볼을 받아 슈팅해 세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이후 나이지리아는 수비진과 미드필드 사이에 공간이 계속 벌어졌고 이집트에 공격 기회를 몇 차례 허용하는 등 자멸하며 경기를 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