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가 요즘 야구판의 '뜨거운 감자'로 도마 위에 올랐다. 수 건의 트레이드설이 급부상하면서 한 순간에 히어로즈는 다른 팀들의 전력 보강을 위한 '수퍼마켓'으로 전락한 분위기다. 팬들은 비난 일색이다.
이는 지난 14일 이장석 히어로즈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밍마케팅' 철회와 동시에 '서울 히어로즈'로 팀명을 고정할 방침임을 전하면서 불거졌다. 이 대표는 당시 "마지막 5차 가입금 36억원도 빠르면 이번주 안으로 납부할 수 있다. 이 때 한국야구위원회에 (트레이드와 관련된) 이런 내용을 (공식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즉 이 대표의 발언은 올 시즌 메인스폰서 영입이 녹록지 않았고, 그 결과 다원스폰서 체제로 운영 방침을 바꾸면서 팀명도 기업명이 아닌 연고지명으로 바꾸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곧바로 트레이드설로 이어지면서 야구판을 강타했다. 실제로도 헛된 말은 아니다. 이장석 대표는 예전부터 "합리적 트레이드"를 강조하면서 가입금 완납 이후에 자율적 판단에 의한 트레이드를 할 의향이 있음을 조금씩 귀띔해왔다.
지난해 스토브리그서 히어로즈는 장원삼 파동을 겪었다. 장원삼과 박성훈+현금 30억원을 삼성과 바꾸기로 했지만, 나머지 6개 구단이 극렬히 반대했고, 당시 신상우 KBO 총재는 히어로즈-삼성간 트레이드 승인을 거부했다.
6개 구단은 히어로즈 창단 당시 야구단 파행 운영을 막기 위해 이사회서 '5년간 구단 매각 금지 및 현금 트레이드 사전 승인'에 대한 구두 합의를 무참히 깨버렸다고 반대했다. 히어로즈와 삼성은 명문화된 규약이 아니고 이미 사전에 KBO에 승인을 요청했다고 주장했지만, KBO는 강경 여론에 밀려 결국 6개 구단의 손을 들어줬다.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히어로즈가 마지막 가입금을 완납하고 정식 구단으로 인정받는다면, 트레이드 부분에서는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 선수들을 모조리 갈아치우는 식의 극단적인 트레이드로 야구단 운영이 위협을 받는다면 KBO가 나설 수 있겠지만, 그 외에는 개입하기가 애매하다.(실제로 7월 20일 유영구 총재는 히어로즈가 가입금 완납시 규약대로 트레이드를 승인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2시즌 동안 히어로즈를 이끌어오면서 이장석 대표는 이중적인 타 구단의 태도를 경험했다. 장원삼 파동 당시에도 반대한 6개 구단들 중 트레이드를 문의(?)한 구단이 있었고, 올 시즌에도 수 차례 트레이드를 위해 접근한 구단이 많았다는 것이다. 구단 운영비 확보를 위해 트레이드가 절실한 히어로즈로서는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는 애매한 상황을 경험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가입금 완납으로 정식 구단으로 인정받게 되면, 이 부분에서 당당하게 처신할 생각이다.
현재 히어로즈의 재정 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 점이 트레이드 광풍설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정확보를 위한 무분별한 트레이드로 야구단이 파행 운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팬들도 히어로즈의 이후 행보를 걱정하고 있다.
가입금 완납 전의 불완전한 구단 입지로 그 동안 말을 아꼈지만, 재정확보의 어려움, 나머지 구단들의 찔러보기 등 여러 상황과 이 대표의 최근 태도를 감안하면, 가입금 120억을 모두 채우는 순간 트레이드는 실제로 시행될 공산이 높다.
관건은 이장석 대표가 생각하는 '합리적인 트레이드'가 어느 정도 선이냐는 것이다. 실제로 트레이드 제안은 이미 시즌 중 받아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 지, 프로야구단의 수장으로서 그의 고민은 분명 이 시간에도 깊어지고 있을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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