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트민턴 남자 단식의 지존 박성환(25, 상무)이 '2009 BWF 슈퍼시리즈 마스터스 파이널대회' 결승에 진출, 세계랭킹 1위인 말레이시아 리총웨이에게 0-2(17-21, 17-21)로 패해 준우승을 거두고 지난 8일 귀국했다.
세계 상위랭킹 선수들만 초청하여 열리는 마스터스 파이널대회는 조별 리그전 이후 4강 크로스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자를 가렸다.
박성환은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폴사나 분삭(세계랭킹 13위, 태국)과 28-26까지 가는 접전 끝에 1세트를 따내며 상승세를 보여 승리를 낚은 뒤 2번째 상대인 세계랭킹 4위 피터 가데(덴마크)에게도 2-1로 신승을 거뒀다. 4강전에서는 바오 총라이(랭킹8위, 중국)를 2-0(21-14, 21-14)로 꺾고 1월 말레이시아 슈퍼시리즈 이후 11개월 만에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사실 화순 챌린저대회에서도 부진했고 큰 기대 없이 출전했는데 의외로 좋은 성적을 냈어요. 최고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라 부담 없이 뛰었는데 자신감을 얻고 돌아왔습니다."
국군체육부대 소속이 된 탓일까. 한결 의젓해진 박성환은 마스터스 준우승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환한 미소를 내비쳤다.
"단식은 훨씬 힘든 종목이라 성적을 내기 힘들잖아요. 제 성적이 들쑥날쑥한 것이 아니라 이번 대회에서 잘 한 거죠. 김학균 코치님이 지시해주신 부분을 잘 따랐던 게 주효했어요. 게임 중에도 잊지 않으려고 애를 썼는데 그게 먹혔어요.(웃음) 질 것 같은 세트도 따내고 계속 좋은 페이스가 이어지더군요."
11월 17일부터 중국 상하이 얀센 체육관에서 열린 2009 중국 슈퍼시리즈에서도 3위를 차지한 바 있는 박성환은 올해 두 번의 결승진출이 자신에겐 의미가 크다며 내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큰 힘을 얻었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 제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주고 온 것 같아요.(웃음) 앞으로 다른 선수들이 저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것 같은데요. 그들이 준비하는 만큼 저도 열심히 실력을 더 키워야겠죠. 내년엔 아시안게임이 가장 중요하니까 그 때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할게요."
작년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처음 경험하기도 했던 박성환은 베이징올림픽 4강 진출을 끝으로 대표팀을 떠난 이현일에 이어 한국 남자단식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남녀복식과 혼합복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남자 단식은 아예 내리막길이 아니냐는 평가까지 받고 있는데 박성환의 이번 마스터스 대회 준우승은 개인적으로도 큰 자신감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올림픽만큼 아시안게임에서도 메달 가능성은 점치기 힘들다.
1월 말레이시아 대회에 이어 연속 두 번이나 우승을 빼앗긴 리총웨이(세계랭킹 1위, 말레이시아)는 베이징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며 세계랭킹 2위 린단(중국)은 올림픽 우승자다. 또한 이현일과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에서 격돌, 동메달을 챙긴 천진(세계랭킹4위, 중국)도 어려운 상대다.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의 선수들도 박성환의 랭킹보다 앞서는 선수가 2명이나 있다.
박성환의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 여부는 남은 1년간 그의 땀과 노력에서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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