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땀승' 신태용 성남 감독 "김용대가 잘 막아줬다"

올 시즌 2무1패로 승리가 없었던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성남 일화 신태용 감독이 내세운 마지막 카드는 승부차기까지 갈 경우 선발로 내세울 정성룡 골키퍼를 필드플레이어로 돌리고 김용대를 대체로 투입해 골문을 지키게 하는 것이었다.

신 감독의 전략은 절반 정도 적중했다. 승부차기의 키커로 나섰던 정성룡이 실축을 했지만 김용대가 인천의 유병수와 정혁의 킥을 막아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성남은 22일 오후 성남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쏘나타 챔피언십 2009' 6강 플레이오프 인천과의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1-1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승리하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경기 뒤 인터뷰룸에 들어선 신 감독의 얼굴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그는 "두 세골 정도의 차이로 이겨 전남 드래곤즈와의 준플레이오프에 대비하려고 했는데 두 명이나 퇴장당했다"며 예상치 못한 경기였다고 표현했다.

그래도 두 명이 퇴장당하면서 승리욕이 인천보다 더 강했다고 분석한 신 감독은 "10명으로 싸워 선제골을 넣었고 9명으로 비겼다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상당히 거칠게 진행됐다. 성남이 여섯 개, 인천이 다섯 개의 경고를 받았다. 성남에서는 사샤가 전반 48분, 조병국이 연장 후반 2분 퇴장당해 9-11로 싸웠다. 설상가상 판정에 항의하던 신태용 감독도 후반 시작과 함께 퇴장 명령으로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휘했다.

심판 판정에 대해 사람이고 실수할 수 있다고 두둔한 신 감독은 자신의 퇴장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옷을 벗고 벤치로 나왔는데 퇴장을 줬다. 더우면 옷을 벗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지상파로 생중계되는데 경기 중 항의를 한 것은 내 불찰이다. 항의한 것이 죄송스럽다. 앞으로 반성하면서 성숙해지도록 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화제가 된 정성룡의 필드플레이어 전환과 김용대의 등장 및 두 선수가 승부차기 키커로 나선 부분에 대해서는 "수원 삼성과의 FA컵 결승전 때 전광진과 김성환이 제대로 못 차서 두 선수를 연습시켰다. 이겼으니 전력이 적중했지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속내를 밝혔다.

전남과의 준 PO 준비에 대해서는 "23명으로 훈련하고 있는데 같은 포지션의 두 명이 퇴장당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다.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지 생각해봐야겠다"고 답했다.

패장이 된 인천의 페트코비치 감독은 "전반전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이 패배로 다가온 것 같다. 오히려 선수가 퇴장당한 성남이 동기부여가 더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기에 연승하고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중반부터 부상 선수가 나오고 추락을 했다. 재정비를 해서 플레이오프 올라간 것은 좋은 경험이다"라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