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냈다, 해냈어~ 두산이 해냈어~"
두산의 응원가처럼 해줘야 할 주인공들이 제 역할을 해냈다. 김경문 감독도 승장 소감에서 호투해준 선발 금민철의 노고(?)를 가장 먼저 치하했지만, 클린업트리오의 활약에 대한 만족감도 빼놓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두산은 잠실구장서 열린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좌완 선발 금민철의 6이닝 무실점 '금빛투'와 더불어 김현수-김동주-최준석으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의 활약으로 6-0 완승을 거뒀다. 29일 1차전서 화력의 침묵으로 완패(2-7)했던 악몽을 말끔히 씻어내는 하루가 아닐 수 없었다.
이에 김 감독도 "쳐줘야 할 선수들이 잘해준 것이 정말 다행스럽다. (승리로 가는) 과정이 만족스럽다"고 중심타선의 활약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실제로 3, 4, 5번으로 출전한 김현수, 김동주, 최준석은 이날 롯데의 투수진을 맹공하며 4타점을 합작했다.
김현수는 4-0으로 앞서던 5회말 2사 후 우월솔로포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차전 솔로포에 이어 이틀 연속 홈런포를 쏘아올리는 기염을 토하면서 김현수는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제몫을 다했다.
부동의 4번타자 김동주 역시 3회말 1-0이던 2사 1, 2루에서 우전 1타점 적시타를 비롯해 2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2사사구로 자존심을 세웠다. 1차전에 이어 이틀 연속 얻어낸 고의4구도 그의 존재감을 여실히 증명하는 장면이었다.
시즌 막바지 부진으로 불안감을 안겼던 5번타자 최준석도 3회말 김동주의 안타 후 이어진 2사 1, 3루 상황서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려 덩치값을 해냈다. 이후 더 이상의 안타는 없었지만(4타수 1안타 2타점) 이 안타 한 방으로 두산은 4-0까지 도망가 일찌감치 승기를 가져갈 수 있었다.
중심타선이 제 활약을 해주면서 김경문 감독도 미소를 되찾았다. 1차전에 앞서 김 감독은 승리를 위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점으로 중심타선의 활약을 손꼽았다. 테이블세터와 하위타선에서 아무리 분전한다고 해도 이는 '깜짝' 활약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즌 내내 해오던 선수들이 그 분위기를 이어주지 못한다면 힘든 승부를 펼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말을 언급한 직후 수시간 뒤 벌어진 1차전서 이들 클린업트리오는 롯데 선발 조정훈의 포크볼에 고개를 떨궜다. 김현수 홀로 2안타(1홈런)로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김동주는 무안타에 그쳤고 최준석도 1안타로 체면치레만 했다. 김 감독이 패배보다 더욱 걱정한 것이 이들의 득점포 침묵이었고, 이에 2차전의 승리는 과정까지 만족스러운 결과였던 것이다.
이제 두산은 오늘(1일) 적지로 이동한 후 2일과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다시 3, 4차전을 치른다. 2승을 모두 챙기면 플레이오프로 직행하지만, 2패면 탈락이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클린업트리오의 맹타로 경기 운영에 다시 자신감을 되찾았다. 2차전 승리는 김 감독에게 희망의 전주곡으로 들렸을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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