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마운드의 '가을 사나이'는 좌완 금민철이었다.
금민철은 30일 잠실에서 열린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로 기용돼 6이닝 6피안타에 볼넷 한 개 없이 무실점의 역투를 펼쳐 팀의 6-0 승리에 주역이 됐다.
금민철의 호투는 전날 패배의 악몽을 털어낸 동시에 팀 마운드 운용에 숨통을 확 트이게 하는 값진 것이었다.
김경문 감독이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흐름과 지금까지의 승률 등을 고려해 시즌 선발 경험이 9차례밖에 되지 않음에도 중요한 2차전 선발로 낙점한 금민철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 "볼넷이 많은 점이 단점인데 어떻게 극복해 나갈까가 관건이다"며 기대 이면에는 적잖은 걱정도 안고 있었다. 게다가 금민철이 2007년부터 포스트시즌에 나서기는 했지만 선발로는 이날 등판이 처음일 만큼 두산으로서도 위험 부담을 안은 카드였다.
두산은 이미 전날(29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 실패를 경험했다. 니코스키가 갑작스런 어깨 통증이 생겨 3회까지의 호투 보람도 없이 4회초 공 1개만을 던지고 강판하면서 많은 차질을 빚었다. 때문에 이른 시기에 마운드에 오르게 된 두산 불펜진은 롯데 타선의 뒷심에 밀리면서 잇따른 실점을 한 끝에 2-7로 패하고 말았다.
1패를 안은 채 2차전을 맞은 두산 마운드의 출발을 맡게 된 금민철은 걱정과는 달리 과감한 '몸쪽 승부'를 통해 롯데 타선을 제압해 나갔다.
1회초 첫타자 김주찬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지만 후속 타자들을 잘 처리해냈고, 3회초에는 1사 후 김주찬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하면서 위기감을 보였지만 이승화를 2루수 병살타로 유도해내며 스스로 불을 껐다. 이 때도 '몸쪽 승부'가 통한 것.
팀이 3회말 대거 4득점하는 지원을 받은 금민철은 4회초 이대호와 가르시아에 연속안타를 내주며 1사 1, 2루의 위기를 또 맞았지만 다시 한 번 '몸쪽 승부'를 통해 볼 카운트를 조절해가면서 홍성흔과 정보명을 모두 범타로 돌려 세웠다.
이어 5회초에는 1사 후 박기혁이 친 투수쪽 강습 타구를 발로 막아내 아웃시키는 '살신수비(?)'의 자세까지 보였다. 자신이 책임진 마지막 이닝이었던 6회초에도 조성환과 이대호에게 연속안타를 내줘 1사 1, 2루 위기를 맞았으나 가르시아를 삼진, 홍성흔을 투수 땅볼로 잡아내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했다.
금민철은 몸쪽공 승부가 효과를 보며 무실점 역투를 한 점도 좋았지만 자신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받아온 볼넷을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돋보이는 피칭을 했다. 7회부터는 임태훈이 마운드를 물려받았다.
물론 땅볼 유도 타구가 많았던 금민철의 투구를 철벽 수비로 뒷받침해준 두산 내야진의 도움도 큰 힘이 됐다.
이렇게 해서 금민철은 팀에 귀중한 1승을 안기면서 포스트시즌에 3년째 나서 처음으로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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