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대표팀 허정무 감독은 다음달 5일 호주전을 앞두고 발표한 23명의 명단에는 '특혜'나 '배려'가 없다고 수 차례 강조했다.
허정무 감독은 27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5층 대회의실에서 해외파 10명, 국내파 13명으로 구성된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17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긴급 이사회를 열고 9월 5일 호주전과 10월 10일로 예정됐던 세네갈과의 친선경기에 대한 일정 조정을 대한축구협회에 요청하면서 최악의 경우 선수차출 거부라는 폭탄이 떨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9월 6일과 10월 11일 K리그 정규리그가 배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축구협회는 해외리그에서 활동 중인 15명 선수들의 각 구단에 차출 협조 공문을 보내며 사실상 프로연맹 달래기에 나섰다. 세네갈전도 10월 14일로 옮기기로 합의하며 한 발 물러났다. 이에 프로연맹측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를 내비쳤지만 대표팀 명단 발표 후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유동적인 자세를 보였다.
허 감독은 K리그와의 상생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원칙대로 선발했다. K리그 없는 대표팀은 생각할 수 없다. 같이 서로 발전해야 한다. 지장을 주지 않고 대표팀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K리그 전체를 배려하는 마음을 잊지 않았다.
13명의 국내파에서는 울산 현대가 3명으로 가장 많고 FC서울과 제주 유나이티드, 성남 일화가 각 2명씩, 포항 스틸러스, 수원 삼성, 전북 현대, 부산 아이파크 1명씩으로 구성됐다.
나름 고루 배분하려고 노력했던 흔적이 역력한 가운데 허 감독은 "A매치는 장난이 아니다. 한국의 자존심이 걸렸기 때문에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어느 팀에 할애하고 또 빼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라며 일관된 원칙이 적용됐음을 분명히 했다.
경기를 망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재차 강조한 허 감독은 앞으로 이어질 11월 유럽 원정이나 내년 1월 동계 훈련 등에 대해서 "코칭스태프는 최대한 축구협회에 요청하고 있다. 협회도 연맹에 그럴 것이다. 서로 간에 지혜를 잘 발휘했으면 좋겠다"라며 다시는 혼란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을 은연중 내비쳤다.
해외파라고 마구잡이로 선발하지 않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국내파와 실력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강조한 허 감독은 "다른 선수와 비교해 앞서야 한다. 공정하게 볼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부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프리미어리거들을 의식한 듯 "K리그와 프리미어리그는 차이가 있다. 능력 없으면 부르지 않는다. 팀에서 다소 부진해도 대표팀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 고려할 대상"이라고 역으로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중요성을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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