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킬러'도 '용광로 축구' 앞에서는 제대로 힘 한 번 쓰지 못했다.
포항 스틸러스가 1일 오후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09 하나은행 FA컵' 16강전 고양 KB국민은행과의 경기에서 스테보, 김기동이 각각 두 골씩 터뜨리며 4-0으로 승리, 가볍게 8강에 진출했다.
지난 2006년과 2008년 프로팀을 연이어 승부차기로 물리치며 4강까지 진출했던 고양은 올 FA컵 32강에서도 울산 현대와 1-1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에서 7-6으로 이겨 다시 한 번 이변의 주인공으로 떠올랐지만 포항 앞에서 가라앉았다.
스테보를 최전방 공격수로 놓고 좌우에 지난해 R리그(2군 리그) 득점왕 유창현과 2009 드래프트 1순위로 선발된 조찬호를 배치한 포항은 미드필드에서 고양과 주도권 싸움을 벌이느라 제대로 된 슈팅 한 번 하지 못하며 전반 초반을 보냈다.
전반 22분 박희철이 아크 오른쪽에서 수비수를 등진 상태에서 터닝 슈팅을 시도하며 공격의 감을 잡기 시작한 포항은 27분, 37분 고양의 임호에게 연이어 위협적인 슈팅을 허용하며 선제골을 내줄 뻔했다.
위기를 넘긴 포항은 전반 39분 김창훈이 문전으로 연결한 오른쪽 코너킥을 스테보가 수비의 방해를 물리치고 머리로 밀어넣으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감을 잡은 포항의 상승세는 후반에도 이어졌고 추가골로 연결됐다. 후반 3분 조찬호가 골지역에서 수비 사이로 낮게 패스한 볼을 김기동이 뛰어들어 오른발로 가볍게 차 넣으며 2-0을 만들었다.
점수가 벌어지자 고양 이우형 감독은 수비를 컨트롤하는 류병훈을 빼고 박병원을 교체 투입해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포항의 짧은 패스를 차단하지 못한 고양은 후반 9분 스테보에 또 다시 한 골을 헌납했다.
포항의 골 퍼레이드는 멈추지 않았다. 후반 19분 유창현이 수비 머리 위로 띄워준 볼을 김기동이 잡아 골키퍼 머리 위로 차 넘겼고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가며 네 번째 골이 터졌다.
이후 고양은 후반 막판 집중 공격을 시도하며 영패를 면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포항의 끈끈한 수비벽에 차단당하며 골문을 흔드는 데 실패, 쓰디쓴 패배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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