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슬라이더를 배트에 맞힌 것 만으로..."
일본 프로야구 유망주로 꼽히는 나카타 쇼(20, 니혼햄)가 '160km 사나이' 임창용(33, 야쿠르트)의 공을 직접 겪어보고 혀를 내둘렀다.
지난 8일 야쿠르트-니혼햄의 인터리그 4차전이 열린 도쿄 진구구장. 이날 일본 언론들은 고교홈런왕 출신 나카타와 임창용이 펼친 맞대결에 큰 관심을 보였다.
나카타는 고교통산 87개의 최다홈런 기록을 세우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괴력의 신예 강타자. 그러나 지난 2007년 니혼햄 입단 후 나카타는 타격부진과 수비불안으로 오랜 기간 2군에 머물러야 했다.
그렇지만 타격 파워 하나는 알아주기에 나카타는 1, 2군을 막론하고 매 경기 타석에 등장할 때마다 일본 언론 및 야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돼왔다.
물론 일본 진출 2년만에 최고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올 시즌 평균자책점 0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임창용도 최근 주가가 폭발하고 있어, 둘의 투-타 대결은 관심을 끌 만한 요소가 다분했다. 임창용은 이날 발표된 2009 올스타전 팬투표 중간집계에서 센트럴리그 마무리 투수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3-3 팽팽한 접전이 펼쳐지던 9회초. 임창용이 등판해 원아웃을 잡아내자 니혼햄 나시다 감독은 대타 나카타를 호명해 둘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그러나 결과는 싱겁게 임창용의 완승으로 끝났다. 151km 직구-131km 슬라이더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끌고간 임창용은 3구째 131km짜리 슬라이더를 던져 나카타를 1루수 플라이로 가볍게 맞혀잡았다.
'닛칸 스포츠', '산케이 스포츠' 등은 9일자 보도에서 "나카타가 임창용의 슬라이더에 범타로 물러나며, 분한 심정으로 고개를 숙였다"고 둘의 대결 결과를 전했다.
나카타는 "(공이) 빨랐다. (패배를) 인정한다. 저런 슬라이더를 배트에 맞혔으니..."라며 범타로 물러나긴 했지만 공을 배트에 맞힌 자체로도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 경기에서 임창용은 2사 후 2루타 한 개를 내주긴 했으나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고, 9회말 야쿠르트가 다케우치의 끝내기 안타로 4-3 승리를 거뒀다. 임창용은 시즌 첫 구원승을 올리는 기쁨을 맛봤다.
이에 대해 임창용은 "동점인 상황이라도 9회는 내가 던지는 이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케우치가 (끝내기 안타를) 쳐줘서 승리를 한 것이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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