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지옥까지' 5월 마감 이승엽

'5월 사나이' 이승엽(33, 요미우리)이 다소 우울한 가운데 5월 경기 일정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6월을 맞이하게 됐다.

이승엽은 1일 현재 45경기 출장, 시즌 타율 2할5푼5리(137타수 35안타)에 11홈런 24타점 23득점 16볼넷 4사구를 기록 중이다.

5월 한 달만 따지면 이승엽은 타율 3할(80타수 24안타)에 홈런은 무려 7방을 쏘아올렸고 16타점 17득점으로 팀 공헌도가 높았다. 4월 기록과 비교하면 월등히 좋아진 방망이다. 4월에는 타율 1할9푼(58타수 11안타)에 머물렀고 8타점 6득점에 삼진만 16차례 당했다.

다만 아쉬운 것은 5월중반까지 상승일로였던 타격감이 5월말에 접어들어 5게임 동안 23연속타석 무안타에 그치면서, 좋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6월 스타트를 끊게 됐다는 점이다. 득점권 타율이 2할2푼5리에 불과해 방망이의 영양가 논란이 있으며, 좀처럼 줄지 않는 삼진수(36개, 리그 공동5위)도 앞으로 걸림돌이다.

'파란만장'했던 이승엽의 5월

이승엽은 5월 5일 한신전에서 왈론드가 던진 공에 맞는 아찔한 장면이 있었지만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어서 경기 출장에 큰 지장은 없었다.

타격부진에 시달리던 4월 중순부터 하라 감독은 철저한 플래툰 시스템을 구사하며 이승엽을 자극했다. 상대 선발이 좌완이면 이승엽을 무조건 스타팅에서 제외하는 식이었다.

이렇게 들쑥날쑥한 출장으로 타격감을 찾지 못하던 이승엽은 5월 들며 방망이에 불을 붙여 하라 감독이 어쩔 수 없이 플래툰 시스템을 포기하도록 만들었다. 이 즈음은 9일 주니치전부터 이승엽은 6경기 연속안타의 신들린 듯한 방망이질을 해댔고, 6번으로 떨어져 있던 타순도 12일 요코하마전부터 5번 정위치로 돌아왔다. 홈런포도 순조롭게 터져나왔다.

그러나 잘 나가던 이승엽에게 한 차례 위기가 닥쳤다. 갑작스런 허리통증을 일으켜 두 경기(16일~17일) 연속 결장을 했던 것. 출전을 삼가며 조심스럽게 몸상태를 가다듬은 이승엽은 금방 컨디션을 회복했고, 19일부터 교류전(센트럴-퍼시픽 인터리그)에 돌입하자 '교류전 통산 홈런킹'답게 활발한 타격을 보여줬다. 20일 니혼햄전에서 교류전 첫 홈런을 날리더니 22일 라쿠텐전에선 연타석포로 두 경기 연속 홈런을 작렬시키기도 했다. 당시 타율도 처음으로 3할대를 넘어섰다.

이 때만 해도 일본 언론들은 "이승엽이 3년만의 교류전 홈런왕을 맹세했다"고 보도하며 크게 주목했고, 이승엽도 "지금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홈런을 하나씩 쌓는다면 (홈런왕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23일 라쿠텐전서 이승엽에게 또 시련이 찾아왔다. 자신이 때린 파울 타구에 우측다리를 강타당한 것이다. 이후 이승엽은 보호대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는데, 이 탓인지 타격감이 극도로 흐트러졌다.

이승엽의 경기를 중계하는 SBS스포츠 백인천 해설위원은 "오른발에 보호대를 찬 탓에 보호대 무게 때문에 밸런스가 무너졌다. 오른발을 들 때 평소와 다르니, 중심이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승엽은 이 부상 이후인 25일 오릭스전부터 타격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진 모습을 보이며 5경기 연속 무안타의 부진에 빠졌다. 부진이 잇따르자 5월 마지막날 세이부전에서는 처음으로 타순이 7번으로 강등되기도 했다.

한때 교류전 타율 5할에서 한 순간에 찾아온 슬럼프까지. 그야말로 '천국과 지옥'을 오간 이승엽의 5월이었다.

새 달을 맞아 심기일전한 이승엽은 2일~3일 지바마린구장서 열리는 인터리그 지바롯데전에 나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