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08~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의 경기에 전 세계 축구팬들은 시선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 아시아인으로서는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에 나선 한국 축구의 '아이콘' 박지성(28, 맨유) 덕분에 한국 축구팬들 역시 밤잠을 설쳤다. 한국 국민이자 박지성의 국가대표팀 동료인 태극전사들 역시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보고 박지성의 플레이를 지켜보며 자긍심과 환호 그리고 아쉬움을 느꼈다.
오는 6월7일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6차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원정 경기에 나설 대표팀이 28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파주NFC)에 소집됐다. 밝은 표정 또는 비장한 표정으로 입소하는 태극전사들과 챔피언스리그, 그리고 박지성에 대한 유쾌한 대화를 나눴다.
김정우(27, 성남)는 "피곤해서 경기를 보지 못했지만 같은 축구선수로서 자랑스럽다. 배워야할 점이 많다. 나도 그런 큰 무대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최태욱(28, 전북)은 "자느라 경기를 보지 못했다. 나도 그런 경기에 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안타깝게 (맨유가) 0-2로 졌는데 우승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성 만나면 위로해주세요'라고 취재진이 말하자 최태욱은 "그런 경기를 뛴 박지성한테 우리가 위로를 받아야지"라고 재치있게 말하기도 했다.
김형일(25, 포항)은 거의 박지성 팬 수준이었다. 김형일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뛰는 박지성을 보니 사인 받고 싶어지더라"고 말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축구 선수의 꿈이자 희망의 무대에 참가한 것이 너무나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이정수(29, 교토상가)는 내기를 해서 큰 돈(?)을 벌었다고 했다. 이정수는 "챔피언스리그 보느라 피곤해 죽겠다. 일본 선수들과 내기를 했다. 난 바르셀로나에 걸었고 일본 선수들은 맨유에 걸어 내가 20만원 정도 땄다. 나도 맨유에 걸고 싶었는데 일본 선수들이 모두 맨유에 걸어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프리미어리거인 조원희(26, 위건)는 "경기를 봤다. 져서 아쉽지만 박지성이 아시아 최초로 대단한 무대에서 세계적인 좋은 경기를 했다. 졌지만 국민들에 희망울 줬다. 개인적으로 우승하기를 바랐다"고 밝혔다.
대표팀 맏형 이운재(36, 수원)는 "대견스럽다. 큰 무대에서 지성이가 활약하는 것을 보니 선배로서 뿌듯하다. 더욱 노력해서 지금보다 나은 박지성이 되기를 바란다. 또 국민들이 생각하는 박지성이 될 것"이라며 후배에 대한 사랑을 전하기도 했다.
태극전사들과 마찬가지로 허정무 국가대표팀 감독 역시 팀의 에이스 박지성을 지켜봤다. 허정무 감독은 "특별히 몸은 나쁘지 않게 보였다. 맨유 팀 전체가 좋지 않았다. 전반 10분에 승부가 갈렸다. 앞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더욱 많이 뛰어야지"라며 아시아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나선 제자를 지켜본 소감을 밝혔다.
박지성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출전. 한국 국민들이나, 축구팬들에 큰 기쁨이었다. 그리고 한국의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에게도 큰 희망과 즐거움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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