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요원, 고현정 주연의 MBC 창사48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선덕여왕'(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박홍균 김근홍)이 오는 25일 마침내 베일을 벗는다.
5천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임금인 신라 제27대 선덕여왕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선덕여왕'은 '삼국유사', '삼국사기', '화랑세기' 등 엇갈리는 사료를 재구성해 극적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골품제, 진골정통과 대원신통의 인통(姻統)대결 등 신라의 사회상을 보여준다.
제작진은 "선덕여왕의 위대함은 우리 역사상 최초의 통일을 이룬 김유신과 김춘추를 발탁, 좌우로 포진한 데 있다"며 "이 드라마는 왕이 되는 과정을 사람을 얻어가는 과정으로 그리며 신라가 삼국을 통일할 수 있었던 그 지도자의 힘을 보여준다"고 기획의도를 밝히고 있다.
특히 이 드라마는 톱스타 고현정이 선덕여왕 최대의 정적이자 황권을 좌우하려는 권력욕을 드러내는 미실 역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5시 경상북도 경주시 경주교육문화회관에서는 김영현 박상연 작가와 박홍균 김근홍 PD 등 제작진과 이요원 고현정 엄태웅 박예진 조민기 김남길 독고영재 전노민 정웅인 유승호 등 주연배우들이 참석한 가운데 드라마 '선덕여왕'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드라마 최초 신라 역사를 본격 다룬다!"
MBC는 역사 속 신라의 본 무대인 경주시 및 신라밀레니엄과 드라마 홍보 및 야외 세트장 건립 등을 위해 지난해 '선덕여왕' 제작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 앞서 미실궁궐, 김유신 화랑산채와 화랑 연무장 등이 조성된 드라마 '선덕여왕' 세트장 개장식이 열리기도 했다.
제작발표회에서 백상승 경주시장은 '선덕여왕'이 한국 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신라를 재현한 작품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며 드라마의 성공 가능성을 점쳤다.
백 시장은 "MBC가 사운을 걸고 드라마 제작에 힘쓰고 있고, 인기드라마 '대장금'의 작가를 비롯한 훌륭한 제작진이 총출동한 만큼 어느 드라마보다 성공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드라마의 주제를 선덕여왕으로 설정한 것 자체가 이미 성공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오늘날 신라 문화 유적을 가장 많이 남기고 김유신, 김춘추 등을 발굴, 삼국통일의 기반을 마련한 선덕여왕의 일대기를 그리는 드라마인 만큼 그 어느 작품에 비해 진지함이 돋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의 연출을 맡은 박홍균 PD는 "처음으로 신라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작품인 만큼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다양한 이야기를 그려볼 생각"이라며 기대감을 부풀렸다.
고현정 "선덕여왕에는 이요원이 적합, 미실은 내가 탐내"
출연배우들 역시 각자 맡은 배역을 소개하며 작품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훗날 신라 27대 임금 선덕여왕이 되는 덕만공주 역의 이요원은 "긴 호흡의 정통사극에서 굴곡이 있는 캐릭터 연기를 선보여야 한다는 점이 다소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여왕으로서의 카리스마를 어떻게 보여줄 것이냐'는 질문에 "시놉시스를 보고 작가님, 감독님과도 그 부분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했었다"며 "선덕여왕의 성장기를 다루는 작품인 만큼 자연스럽게 드라마를 찍으면서 그 부분도 해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뛰어난 미모와 엄청난 색공술(色供術)을 무기로 왕들과 화랑들을 휘어잡았던 여걸이자 뛰어난 정치 감각과 강렬한 카리스마를 지닌 미실 역의 고현정은 "오늘 이 자리에서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니 아직 어색하고 부족한 부분이 많이 눈에 띈다"며 "더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고현정은 지금까지의 작품에서와는 다른 모습으로 드라마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영상을 본 드라마 관계자들 역시 그의 연기 변신에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고현정은 타이틀롤이 아닌 미실 역을 맡게 된 배경에 대해 "개인적으로 대작 드라마에서 색깔이 분명한 역할을 맡는 게 나에게 더 이로운 작업이라고 생각했다. 선덕여왕은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며 덕만공주가 훗날 선덕여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려내는 작품인 만큼 이요원씨가 더 적합하다고 본다. 미실 역은 내가 탐을 냈다"고 설명했다.
신라의 명장 김유신 역으로 처음으로 사극 연기에 도전하는 엄태웅은 "사극은 언젠가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였다. 처음이라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동안 방영됐던 사극들을 보면서 많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KBS 수목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 번'을 통해 예능 이미지 극복에 성공한 배우 박예진은 극중 덕만공주의 쌍둥이 언니 천명공주로 분해 기품 있는 모습을 선사한다. 그는 "'패밀리가 떴다'에서는 캐릭터 연기가 아니라 평소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이다. 특별히 드라마 출연과 병행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진 않는다"고 말했다.
MBC, 월화극 독주체제 이어갈까?
영화 '미인도'를 통해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배우 김남길이 오랜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다. 그가 연기하는 비담은 미실의 아들로, 훗날 선덕여왕의 최대의 적으로 바뀌는 인물이다.
김남길은 "'미인도' 이후 사극을 꺼려했었는데 비담이 역사적으로 실존한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김유신, 김춘추 등과 달리 지금까지 한 번도 다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껴 출연을 결정했다"며 "극중 캐릭터 변화 부분을 스펙터클하게 그려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밖에도 아역배우 출신의 유승호가 김춘추 역으로 출연하며, SBS '가문의 영광' 등 그동안의 작품에서 부드러운 남성상을 보여온 배우 전노민이 미실의 정부 설원으로 분해 악역 연기를 선보인다. 독고영재는 미실의 남편 세종 역으로 MBC 드라마 '엄마의 바다' 이후 오랜만에 고현정과 연기 호흡을 맞춘다.
또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의 신태환 역의 조민기가 덕만공주의 아버지 진평왕으로 달라진 이미지를 선보이며, 정웅인이 미실의 동생 미생 역으로 드라마의 감초역할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드라마 '선덕여왕'은 미실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신라 사회상을 현대적으로 극화한 재미를 안겨주며, 화랑도라는 조직을 통해 삼국통일의 기초에 대한 지식을 전해준다. 또 덕만공주와 천명공주를 쌍둥이로 설정, 두 공주의 갈등과 연대, 엇갈린 운명,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를 통해 극적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대장금', '주몽', '이산' '에덴의 동쪽' 등 월화극을 주로 대작으로 편성하며 시청률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왔던 MBC가 50부작으로 기획된 '선덕여왕'으로 다시 한 번 상대 드라마들을 맥없이 무너뜨리며 장기간 독주 체제를 구축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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