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앞에서 빨간 레슬링복을 입고 람바다를 추면서 화끈한 홈 첫 승 세리머니를 보여 준 성남 일화의 신태용 감독이 '세리머니 스트레스'와 '포항 징크스'를 한 번에 날린 것에 대해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신 감독은 11일 오후 성남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2009 K리그 5라운드를 3-1 승리로 이끈 뒤 인터뷰에서 "기분이 상당히 좋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생각보다 첫 승이 쉽지 않았다는 신 감독은 "첫 승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세리머니를 보여줄지 스트레스도 받았다"라며 솔직한 심정을 토로한 뒤 "팬들과의 약속도 지키고 포항전 무승도 날려서 마음의 고민을 털어버렸다"라고 만족스러움을 표시했다.
신 감독은 "선수 때였다면 젊음이라는 무기를 내세워 할 수 있었겠지만 방에서 거울을 보면서 내가 이것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없던 일로 하자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다"라고 민망할 수 있었던 세리머니를 되돌아보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남자가 한 입에 두 말 하면 안될 것 같았고 남자답게 했다"라고 말했다.
관중을 모으기 위해 또 다른 세리머니를 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감독의 위신도 있고 이제는 경기에 몰두해서 팀을 어떻게 이끌어나갈지 생각해야 한다. 너무 힘들었다"라며 더 이상의 이벤트는 없을 것임을 천명했다.
그래도 홈 첫 승은 감격스러울 터, 신 감독은 "선수시절은 우승이 걸려 있었고 지면 끝나는 분위기라 사생결단으로 나서야 했다. 승리하니 날아갈 것 같다"라고 재차 감독 데뷔 홈 첫 승의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첫 승과 함께 2009년 9월 23일 이후 포항전 8경기 연속 무승 행진도 시원스럽게 깬 것에 대해서는 "경기 전 선수들과 미팅하면서 '나는 포항을 만나면 더 경기를 잘했다. 해트트릭도 했었고 두 골도 넣었었다. 집중력이 있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선수들과 함께 상당한 각오를 하고 경기에 임했음을 설명했다.
한편, 패한 포항의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은 "동점골을 허용한 뒤 팀이 흐트러졌다. 미드필드 싸움에서도 상대보다 약해지는 등 어려웠다"라고 패닝을 분석했다.
이어 파리아스 감독은 "성남이 두 번째 골을 넣을 당시에도 수비 위치에 문제가 있었다. 골을 넣은 선수(조동건)가 장점을 잘 발휘한 것 같다"라고 상대를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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