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섭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위원장이 두 가지 큰 과제를 마치고 한국영화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지난 6일 영진위는 올해 중점 사업인 제작활성화와 기획개발 지원사업 최종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월 말 접수를 받아 두 달여에 걸친 시나리오 1, 2차 심사와 면접 끝에 10편의 제작 지원작과 14편의 기획개발비 지원작이 천신만고 끝에 지원작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5월 말 영진위 수장이 된 후 10개월의 시간을 보낸 강 위원장은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업이 한국영화 재도약의 발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영화계의 이목이 집중된 이번 사업의 결과를 발표한 강한섭 위원장은 "한해 영화산업 최소 적정편수 70∼80편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4편이라는 지원작의 숫자도 그렇지만 이번에 선정된 작품들은 창의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작품을 지원하는 총 750여편 중에 엄선된 작품으로, 한국영화 재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영진위는 총 71억원의 예산을 제작비 10억원 내외의 저예산 영화에 지원한다는 계획을 지난해 말에 내놓은 바 있다. 사업 선정 결과 당초 71억원의 예산은 1억원이 추가된 72억원으로 책정됐다. 이번 사업에 대해 강 위원장은 영진위가 고심 끝에 내놓은 활성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작년 초겨울 제작활성화사업을 디자인하면서 영진위의 국내사업 진흥팀 그리고 정책개발을 담당하는 연구팀과 수십 번에 걸친 회의에 회의를 거듭했습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한국영화 불황의 적나라한 실상이 숫자로 증명되고 있었기 때문이죠. 전기 위원회가 짠 사업의 명칭은 예술영화제작지원, 예산은 편당 4억원씩 6편을 지원하는 24억원이었습니다."
"이 사업의 최근 몇 년 간의 실적을 검토하자 절망감이 밀려왔습니다. 선정된 작품들에 추가 펀딩이 되지 않아 절반정도가 제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고 제작된 작품들은 스크린독과점 현상으로 제대로 개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겨우 개봉 기회를 잡은 영화들의 흥행 성적은 수익율 마이너스 90%를 쉽게 넘나들고 있었죠."
제작지원 사업에 대한 결정이 쉽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1년 한국영화 적정 편수와 제작 현실화에 대한 고민 끝에 만들어진 이번 활성화 사업에 거는 강 위원장의 기대는 그만큼 남다르다.
"이 사업의 명칭을 한국영화제작활성화 사업으로 바꾸고 영진위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제작지원작을 6편에서 10편으로 확대하고 여기에 촬영과 후반제작에 필요한 현물지원 2억원을 더하고 영진위가 출자한 영상투자펀드를 동원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선정된 작품들은 6억원에서 9억원까지의 지원받게 됩니다. 24억원의 예산을 가지고 최소 세배인 72억원의 효과를 보게 된 셈이죠. 선정된 작품들은 추가 펀딩과 극장 개봉의 걱정이 없이 좋은 영화제작에 전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올해 아트플러스 극장이 30개로 확대되고 일반 멀티플렉스에도 인센티브를 주어 창의적인 영화들에 스크린을 개방하자는 취지에 메이저 극장들이 동의했기 때문이죠."
강한섭 위원장은 영진위의 이번 제작 지원 사업을 통해 약 2천500명의 영화인이 일자리를 얻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 창출이라는 현안 과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영화산업이 활기를 찾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것.
강 위원장은 "영화 1편에 최소 100여명의 영화 스태프들이 참여한다. 따라서 제작활성화 사업과 기획개발사업에 선정된 24편에는 2천500여명의 영화인들이 일자리를 찾게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이번 선정에서 누락된 영화인들에 대한 위로의 말도 전했다. 불황의 한국영화 현주소를 반영하듯 이번 지원 사업에는 총 700편의 작품이 지원했다. 제작지원 사업의 경우 총 10편이 선정됐지만 300여편의 작품이 몰렸다. 30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작품은 제작의 물꼬를 텄지만, 300여편의 작품은 고배를 마셨다.
강 위원장은 "이번 사업에 선정된 영화인들에게 축하드린다. 그러나 선정되지 못한 분들에게는 죄송한 마음이다. 영진위는 이러한 사업을 하반기에도 실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특히 기획개발사업은 영진위가 투자한 기획개발펀드를 독려해 올해 총 12억원의 예산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집행할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한국영화 산업의 정책을 진두지휘하는 수장으로서 강한섭 위원장은 끝으로 분발과 협심을 강조했다.
"지금 한국영화는 다시 한번 도약하느냐 아니면 장기 침체에 빠지느냐의 기로에 서있다"고 진단한 강 위원장은 "한국영화산업과 문화의 후원자 역할을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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