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 '동점포', 김주찬 '결승2루타', 롯데 개막전 '재역전승'

롯데 자이언츠가 힘겨웠지만 짜릿한 재역전극을 펼치며 2009시즌 스타트를 산뜻하게 끊었다.

롯데는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09 프로야구 개막전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강민호의 동점홈런, 김주찬의 결승2루타에 힘입어 3-2로 재역전승했다. 히어로즈는 선발 마일영이 중반까지 호투하는 동안 숱한 찬스를 잡고도 결정력 부족으로 달아나는 점수를 뽑지 못해 분패했다.

1-2로 끌려가던 롯데를 구해낸 것은 '롯데~의 강민호'였다. 6회까지 롯데 강타선을 상대로 단 4안타만 맞고 1실점으로 버티고 있던 마일영을 강민호는 7회 1사 후 3번째 타석에서 좌월 솔로홈런으로 두들겨 2-2 타이를 만들었다.

마일영은 이 홈런 한 방에 흔들렸고, 곧바로 다음타자 손아섭에게 중전안타를 내주고 강판됐다.

역전의 주인공은 김주찬이었다. 계속된 공격에서 2사 2루가 된 뒤 타석에 들어선 김주찬은 바뀐 투수 이동학으로부터 좌익수 쪽 2루타를 뺏어내 결승 타점을 뽑아냈다. 1회 첫타석에서 내야안타, 5회 3번째 타석에서 중전안타를 터뜨린 김주찬은 이날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톱타자 임무를 100% 수행하며 결승타까지 기록했다.

선취점도 롯데 몫이었다. 1회말 1번타자 김주찬이 행운의 내야안타를 치고나간 뒤 보내기번트에 이은 3번 조성환의 중월 2루타로 간단히 선취점을 뽑아냈다.

하지만 이후 롯데 타선이 마일영에게 눌려 이렇다할 공격 찬스를 못잡는 동안 히어로즈 타선이 한 차례 역전에 성공했다.

0-1로 뒤지던 5회초 연속안타로 만든 2사 1, 2루에서 강정호가 동점 적시타를 날렸고, 계속된 1, 3루 찬스에서는 클락이 좌전 적시타로 2-1 역전을 시켰다. 클락은 앞선 1회와 3회 두 타석에서 내리 병살타를 쳐 기회를 날려버린 아쉬움을 이 역전타로 어느 정도 상쇄했다.

하지만 롯데는 선발 송승준이 6이닝 동안 9안타를 맞고도 2실점으로 버텨 실점을 최소화하고 물러난 뒤 절묘한 계투 작전으로 재역전을 이끌어냈다. 7회 무사에서 송승준이 연속 볼넷으로 1, 2루를 만들어준 뒤 강판당했지만 김이슬이 클락을 우익수 플라이로, 이정민이 브룸바를 2루 직선타에 이은 병살플레이로 처리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8회는 강영식이 맡아 1이닝을 3자범퇴로 넘겼고, 새 용병 마무리투수 애킨스가 9회 첫 선을 보여 역시 3자범퇴로 깔끔하게 경기를 매조지하며 데뷔전에서 1점 차 승리를 지켜 세이브를 올리는 기쁨을 누렸다.

히어로즈는 마일영이 7회 위기를 못 넘기고 6.1이닝 3실점해 패전투수가 되긴 했지만 이어 던진 이동학-이상열-신철인-이현승은 깔끔한 계투 능력을 보여줬다. 다만 타선에서 1회와 3회 병살타가 나오는 등 찬스를 득점과 연결시키는 능력이 떨어져 아쉬운 한 점 차 패배를 감수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