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데뷔 후 두 경기 무승부를 기록하며 속이 탈 법도 했지만 오히려 괜찮다며 유쾌하게 넘겼다. 언젠가 승리를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성남 일화 신태용 감독(39)의 생각이었다.
생각대로 신 감독은 25일 오후 강릉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피스컵 코리아 2009' 개막전 강원FC와의 원정 경기에서 한동원, 김정우의 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감독 데뷔 첫 승과 함께 K리그 팀 통산 가장 빠른 747경기 만에 1천호 골을 기록하는 기쁨도 맛봤다. 벅찬 감정을 조절하기 힘들었는지 경기 뒤 인터뷰룸에 들어선 신 감독은 "기분이 좋다"라며 어린아이처럼 마냥 웃었다.
전반 11분 한동원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서갔지만 운 좋게 들어갔다고 평가한 신 감독은 "전반전 종료 후 대기실에서 조금 더 열심히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선수들에게 주문한 것이 적중했다"라며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선수들에게 심어준 것이 이길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밝혔다.
감독 데뷔 후 첫 승을 거두면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공약했던 신 감독은 "강원도민의 축구 열기가 너무 높아서 (세리머니를) 했다가는 몰매 맞을 것이다. 성남에 가서 보여주겠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세리머니를 자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또 있다. 감독이 좋아서 흔들리면 선수단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 감독은 "크게 동작을 할 생각은 없었다. 선수들 스스로 골을 넣도록 하기 위해 액션을 최소화했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감독 데뷔 후 첫 승에 대한 기쁨은 남다를 터. K리그 개막 후 2경기 연속 무승부 행진을 하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던 기억을 지우게 된 신 감독은 "두 번 무승부를 기록하고 바로 승리해서 기쁘다. 선수 시절이나 감독이 되고서나 이길 때는 다 똑같고 좋다"라며 흥겨움을 나타냈다.
개막 후 3경기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오다 컵대회 첫 경기에서 패한 강원의 최순호 감독은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경기 내용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생팀으로서 아직 배울 것이 많다는 최 감독은 "2승1무를 하는 동안 선수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곤했다. 한 템포 쉬어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라며 패배가 약이 될 것임을 전망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