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故 장자연 사건 수사가 한발짝씩 늦고 있다.
故 장자연 사건 발생 초기부터 우울증에 의한 단순 자살로 치부, 일찌감치 사건을 마무리 하려던 경찰은 고인의 죽음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언론으로부터 불거진 뒤에야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면서도 사건 발생 보름이 되도록 고인의 죽음과 깊숙히 개입돼 있는 소속사 전 대표 김모(42)씨의 신병확보 조차 못하고 있으며, 각종 접대가 이뤄졌다는 그의 옛 사무실 건물도 이제서야 확인하는 등 수사에 소극적이다.
이번 사건을 맡고 있는 경기 분당경찰서 오지용 형사과장은 "어제(21일) 고인의 소속사 전대표 김모씨의 옛 사무실 소재 건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고 22일 밝혔다.
압수수색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김씨가 사무실을 이전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옛 사무실에 물품이 있는 것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수색에서 컴퓨터 1대 등 모두 44개 품목 201점을 압수해 내용을 분석중이다.
경찰이 수색한 이 곳은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김씨 소유의 3층짜리 건물로 1층 와인바, 2층 사무실, 3층 밀실(스위트룸)로 꾸며져 있으며 여기서 술접대와 성상납 등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은 지난 16일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김씨의 사무실과 자택을 수색했다. 하지만 정작 이번 사건의 핵심인 술접대와 성상납 정황을 확인 할 수 있는 이 곳은 제외했다가 지난 20일 언론 보도 이후 뒤늦게서야 확인에 나섰다.
경찰은 특히 아직까지 김씨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에 체류중인 김씨는 사건 발생뒤 수차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지만, 경찰은 김씨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김씨의 신병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김씨의 소재 파악 위해 일본 도쿄 주재관과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고인의 문서 내용을 처음 공개한 전 매니저 유장호(30.현 호야스포테인먼트 대표)씨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조사일정을 조율중이다. 유씨는 김씨와 함께 이번 사건 중심에 선 인물로 유족이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17일 고소까지 해 현재 피고소인 신분이다.
경찰은 고소장이 접수된지 나흘이 지난 21일에서야 유씨에게 출석요구를 했고, 유씨는 이를 거부했다.
경찰은 유씨에 대해 앞으로 두차례 더 출석요구를 한 뒤 불응할 경우 강제소환 등을 검토중이다.
이같은 경찰의 늑장대응으로 이번 사건의 핵심인 성상납, 폭행, 술접대 강요 의혹 등과 관련된 수사는 전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고인의 문서에 언급된 유력인사에 대한 소환시점조차 예측이 어려운 상태다.
경찰은 하지만 사건의 본질에서 벗어나 이른바 '故 장자연 리스트'(유력인사) 유포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는 눈치여서 '변죽만 울리는 곁다리 수사'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오 과장은 "유씨가 '주말이고 개인사정으로 출석할수 없다. 월요일(23일) 변호사와 협의해 다시 말하겠다'고 답변해 왔다"면서 "유족이 고소한 다른 인사들의 소환은 추후 결정되면 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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