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학원 광고 모델로 나섰다가 논란의 중심에 선 신해철이 자신의 입장을 글로 나타냈다.
신해철은 지난달 28일과 1일 이틀에 걸쳐 자신의 공식 사이트에 '신해철의 광고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세 편의 글을 게재했다.
신해철은 1편 '왜곡의 매카니즘', 2편 '이 나라는 소신도 세트메뉴로 가야하나', 3편 '광고해설' 등 세차례의 글에서 자신의 주장을 정리했다. 글은 존칭을 생략한채 과거 경험과 사례를 비춰 서술했다.
글이 게재된 뒤 사이트에는 팬을 포함한 많은 누리꾼들이 댓글을 통해 또한번 논쟁을 벌이고 있다. 신해철의 주장에 수긍하는가 하면 변명 일색이라며 질타하는 글들이 눈에 띈다.

"교육에 관한 견해를 피력한 적 없다"
먼저 신해철은 '왜곡의 매카니즘'이란 글에서 "신해철이 교육 문제에 대해 발언하는 것을 '직접' 들어 본 사람? 거의 없을 것이고, 교육에 관한 나의 견해를 체계적으로 좌악 피력한 적은 한번도 없으니 들었어도 '짤막한 토막'들을 들었을 것"이라며 "불과 몇 개의 발언을 추출하여 황당한 논리적 비약을 첨가하고, 그것을 대중들이 갖고 있는 선입견 위에 뿌리면 사람 하나 바보 만들기는 쉽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터넷의 속성은, 한 인간의 일생에 걸친 생각과 행동을 불과 3~4개의 단어(심지어 문장도 아니고)로 마음대로 재단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리고는 "몇몇 매체에 의해 나는 '사교육 절대 반대론자'가 되었다"면서 "나는 '사교육=입시교육을 더욱 지옥으로 만드는 절대악' 이라는 전제에 한 번도 동의한 바 없다. 나는 공교육의 총체적 난국을 내가 생각해도 과격 할 정도로 비판 해 왔지만(라디오를 통해 8년간!)입시교육 비판은 그러한 공교육 비판의 일부 였지 사교육과는 거의 무관한 얘기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내가 사교육 예찬론자는 아니다. 내 생각에 사교육이란 자동차나 핸드폰 같은 것이다. 필요하면 쓰고 싫으면 안쓰면 되는 선택의 여지가 있으나, 공교육은 음식 같은 것이다. 없으면 죽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나의 짜증과 불만은 늘 공교육을 향했다"고 마무리 했다.
"소신도 세트메뉴?"
신해철은 이어진 '이 나라는 소신도 세트메뉴로 가야하나'편에서 먼저 "연예인으로서의 광고 행위는 별개라는 식으로 나를 변호(?)해주려는 분들이 계셨다. 마음은 감사하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연예인의 광고 출연은 상품의 홍보 목적과 개인이 쌓아 온 이미지의 결합"이라고 운을 뗐다.
신해철은 이와 함께 좌익과 우익, 진보와 보수 등 흑백논리로 판단하고 사고하려는 사회 분위기를 비판했다.
그는 "B는 양심적 병역 거부에 동조 하지만 우리나라의 핵무장에 찬성한다. 그는 '좌익'일까 '우익'일까"라며 "진보니 보수니 하는 말 역시 개개인의 생각이 있고나서 그 대략의 아웃라인을 정하는 것이지 '너는 안보에 보수적인데 교육에 진보적이니 위선자야'라고 말 한다면 그야말로 금치산자 수준의 논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몇몇 '초딩 기자'나 자칭 '칼럼니스트'들의 말을 따르자면 신해철은 평소 교육에 대해 '전반적으로' 진보적인 자세를 취했으니 '마땅히' 사교육에 강경히 적대적인 입장을 취했어야 한다는 건데..."라면서 "이 기회를 통해 말하자면 '내가 네놈들 머슴이냐 아니면 하인이냐 나도 엄연히 내 생각이 있고 소신이 있거늘 왜 내가 너희들이 멋대로 정해 놓은 줄에 맞춰 생각하고 행동하느냐"라고 과격한 표현을 써가며 자신을 변론했다.
또 "사교육이 눈에 거슬린다면 사교육이 무용지물이 되는 환경을 만들든가 할 일이지 엄연히 존재하는 사교육을 부인하라면 차라리 베드로가 예수를 세 번 부인하기가 더 쉽것다"고 주장했다.
그리고나선 "사교육광고 라는 '캐리어'를 통해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나름대로의 목적의식을 분명히 하고 촬영에 임했고, 그러므로 내가 죄인이라면 나는 '확신범'"이라고 했다.
자신의 평소 교육에 대한 펼쳤던 지론에 대해서도 설명했는데 "나는 우리 나라의 모든 공교육을 폐기해 버려야한다는 과격하고 비현실적인 생각을 마음 속에 숨기고 있음을 고백한다"고 했다.
특히 이번 광고와 관련해서는 "나는 24시간 운영 학원에 반감을 표시 했다. 그리고 학원 광고 의뢰가 왔을 때 이 학원에 대해 상세히 조사를 지시 했는데, 막상 이 학원이 24시간 학원이라는 사실을 보고받지 못했다"며 "명백히 나의 불찰이다. 이점 사과드린다. 미리 알았더라도 광고는 했었겠다. 그만큼 나는 이 광고의 슬로건 '자신에게 맞는 학습 목표와 방법의 추구'가 탐났었다"고 강조했다.
"광고, 평소 내 지론과 같았다"
신해철은 세번째 글 '광고 해설'에서는 "처음 광고제의를 받았을 때 이 광고가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었고, 현 정권의 분위기 아래서 사교육 시장은 팽창 할 것이며 광고시장에도 등장 할 것이란 예측도 했었다. 예측하지 못한 것은 그 첫 모델로 내가 지목 될 거라는 점 뿐이었다"고 했다.
이어 "처음 광고 제안을 받았을 때 평소 내 지론과 너무나 똑같아 깜짝 놀란 카피문구"라며 "'적과의 동침'이 되든 '동상이몽'이 되든, 라디오보다 더 강한 매체를 통해 꼭 하고 싶던 얘기. 이 슬로건이 18년 만에 나에게 광고를 찍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사람들은 내가 사교육광고에 나왔다는 것만 이야기하지 그 광고에서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보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광고에 대해서는 "광고회사가 정한 카피 문구. 불쾌도 10%"라며 "원래 내 이미지가 저런가부다 하고 넘어감"이라고 했다. 또 "촬영 때는 '맞춤형'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손동작을 찍겠다고 하구선 지면에는 내 손 안에 합격자 숫자를 주욱 늘어 놓았다. 덕분에 내 표정은 합격자 숫자에 경악하는 꼴이 됐다. 불쾌도100%"라며 "다음에 CF를 찍을 일이 생긴다면 계약서에 광고 최종본을 검열하겠다고 써넣어야 겠다"라고 마무리 했다.
'이해' vs '변명'
글이 게재된 뒤 사이트에는 또다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신해철의 글 하나하나를 인용하며 그의 생각을 이해하는 한편 또다른 일부는 공교육에 대한 견해차와 함께 신해철의 교육관을 지적하며 맞서고 있다.
한 누리꾼은 "사교육광고라는거 자체를 찍었던게 실망인사람들에게도 충분히 해명이 되는 글 같은데요. 무개념으로 비판하는 사람은 뭐 어쩔수 없다고 쳐도 말이죠"라고 신해철을 옹호했다.
반면 또다른 누리꾼은 "어느 정신나간 사람이 사교육은 '선택의 문제'이고 공교육은 '강제적'이라고 말하더군요. 야학을 택하는 사람도, 10만원짜리 단과를 택하는 사람도, 100만원짜리 과외를 택하는 것도 그저 '선택'의 문제이겠군요?"라며 "사회 왜곡된 구조 그리고 자주 신화깨기에 대해 말했던거 같은데. 그리고 거기에 대한 대안이 '교육'이라고 하셨던거 같은데. 그게 신해철씨한테는 사교육이었던 모양이군요"라고 지적했다.
한편 평소 획일화된 교육 환경에 대해 거침없는 독설을 퍼부었던 신해철은 지난 10일 일간지 광고면에 한 입시학원의 광고 모델로 나섰다가 누리꾼들의 '언행불일치'라는 비난을 받으며 논란의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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