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수목미니시리즈 '돌아온 일지매'(극본 김광식 도영명, 연출 황인뢰 김수영)가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며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21일 첫 방송된 '돌아온 일지매'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구성과 '책녀' 내레이션의 도입, 색다른 영상미 등을 특징으로 시청자들로 하여금 '신선함'과 '어색함'이라는 공존된 반응을 일으키게 했다.
◆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구성
'돌아온 일지매'의 첫 방송에서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현대극과 사극의 절묘한 조화였다. '돌아온 일지매'는 도입부에서 현대를 배경으로 주인공 일지매(정일우 분)와 월희(윤진서 분)의 첫 만남을 그렸다.
영웅 일지매의 모습을 현대로 옮겨와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듯한 상황 설정을 통해 드라마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한국적인 영웅상을 현대에서도 찾고자하는 사회적 화두를 제시하는 듯 했다.
현대에 복원된 청계천의 모습에서 거슬러 올라간 조선시대의 청계천을 '가난한 자들의 개천'이라고 소개한 뒤 일지매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 또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소통을 의미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극의 몰입 방해하는 과도한 내레이션
하지만 '돌아온 일지매'는 '책녀'의 내레이션으로 극의 몰입을 방해하는 역효과를 일으켰다. 대하 사극에서나 나올 법한 과도한 내레이션이 안방 시청자들에게 낯설음을 넘어 불편함을 안긴 것이다.
TV 드라마에서 과도한 내레이션은 경계해야 할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통해 캐릭터를 드러내며 스토리를 진전시켜 나가는 것이 보통의 드라마가 추구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종영한 KBS 2TV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이 작품성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들의 지나친 내레이션에 대한 지적이 적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사극이나 시대물 등에서 역사적 배경과 실존 인물들을 설명하기 위해 내레이션을 쓰는 경우가 있으나 '돌아온 일지매'는 극의 흐름상 불필요한 부분에서까지 이를 남발한 측면이 있다. 분명 새로운 시도이긴 하지만 영상물의 소비자인 시청자들에게는 테스트 기간이 필요한 신상품으로 받아들여지는 감이 없지 않다.
첫 방송이 나간 후 일부 시청자들은 드라마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 '내레이션 자제해 달라', '2회부터는 라디오로 청취할 예정이다', '다큐 60%, 교육방송 30%, 신선하다 10%' 등의 의견을 올려 거부감의 정도를 가늠케 했다.
◆'황인뢰표' 화려한 영상미 빛났다!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고개숙인 남자', '궁' 등에서 감각적인 영상을 빚어낸 황인뢰 PD의 연출력이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감성 연출의 일인자'로 불리며 발표하는 작품마다 특유의 섬세함으로 새로운 감각을 이끌어냈던 그가 처음 도전하는 사극에서도 역시 세련된 영상을 뽑아냈다.
'돌아온 일지매'의 첫 방송에서는 한편의 기백 넘치는 동양화를 보듯 수려한 영상이 브라운관을 채웠다. 또한 박진감 넘치지만 우아함을 잃지 않은 액션 연출과 디테일한 감정을 감성적으로 잡아내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돌아온 일지매'의 화려한 영상미는 앞으로 더 큰 기대를 모은다. 이미 전체 촬영분의 70% 이상을 사전 제작해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제작진이 컴퓨터 그래픽(CG), 편집 등 후반 작업에 더 힘을 쏟을 것으로 알려져 연출자의 특기를 살린 감각적인 영상의 최고봉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편성의 운'을 갖고 시작한 '돌아온 일지매'가 새로운 시도에 아직은 '낯섦'으로 반응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붙잡아 사극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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