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의 산 증인인 배우 이순재(75)가 53년간 연기를 할 수 있었던 '롱런의 비결'을 전했다.
이순재는 14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이제는 할아버지 역할 말고 로맨스 멜로를 제대로 한 번 하고 싶다"라는 고민을 털어놨다.
이날 방송에서 이순재는 '롱런의 비결'을 묻는 무릎팍도사 강호동의 질문에 "다른 건 잘 모르겠지만 우선 나는 현장에 나왔을 때 어드밴티지(특별대우)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나이 먹어서 밤새기 힘드니까 좀 일찍 가게 해 주시오'라는 소리를 안 한다"며 "(드라마) 이산 때 주로 내 촬영은 저녁 7시부터 밤을 새는 촬영 스케줄이었다. 보통 새벽 4~5시까지 계속해서 작업을 해야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거고 내가 좋아서 설득한 거고 또 나한테 그런 역할을 맡긴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조건이 그렇다면 감안해서 거기에 대응해 내 컨디션을 조절해서 임해야지, 내가 젊은 연출자한테 만약 그런 얘기를 한다면(나이 많다고 특별대우를 요구한다면) 그 사람들이 얼마나 부담을 갖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더러 젊은 감독들이 배려를 해주는데 그건 너무 고마운 일이고, 하지만 내가 (먼저) 요구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라며 "현장에 나가면 동등한 조건이다. 드라마는 호흡이 맞아야 된다. '거침없이 하이킥' 때도 (녹화가) 끝나면 나문희 씨랑 남아서 대사를 맞춘다. 대사를 못 외워서가 아니다"라며 후배 배우들에게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나문희 씨와) 둘이 연기톤과 호흡을 맞추기 위해서 계속해서 (대사를) 맞춰본 다음 스튜디오 녹화에 임한다. 그런데 각자 봉고차(밴) 타고 와서 따로 분장하고 서로 얘기도 안 하고 연기를 맞춘다. 어떻게 앙상블이 이뤄지겠느냐"라며 "어딜 끝나고 먼저 내빼!"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순재는 자신의 거침없는 쓴소리에 대해 "더러 반론이 있을 수 있다. 모두다 나하고 의견이 똑같을 수 없다는 것도 인정한다. 그러나 우리 경험으로 봐서 연기가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이순재는 칭찬해주고픈 후배가 있느냐는 질문에 배우 김희애를 꼽았으며,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김명민에 대해서는 "연기 플랜이 뚜렷한 배우"라며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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