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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효 "노출도 내 선택, 후회는 없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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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시켜서 한 건 아니니까요. 지금도 앞으로도 후회는 없을 거예요."

영화 '쌍화점'(감독 유하, 제작 오퍼스픽쳐스)의 제작보고회와 언론시사회에서 송지효는 사뭇 비장해 보였다. 결전을 앞둔 장수와도 같이 표정은 굳고 말은 신중했다. 올해 한국영화 최고의 기대작으로 비상한 관심을 모아온 '쌍화점'에서 홍일점으로 분한 송지효는 캐스팅 당시부터 예정돼 있던 격정적인 로맨스와 파격적인 노출로 호기심 어린 시선을 받았다.

고려 왕실 치정극 '쌍화점'에서 송지효는 비운의 여인 왕비를 연기했다. 고려 공민왕과 정략결혼한 원나라 공주지만, 남편의 나라를 자신의 조국으로 받아들이며 현명하고 슬기롭게 정치적 물살을 견뎌나가는 인물이다. 더할 수 없이 총명하고 자애로운 왕비였지만, 육체의 욕망에 눈뜨면서 한 사람의 여자로 새롭게 태어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사랑과 정념, 분노 등 다양한 감정을 오가는 왕비를 연기하며 송지효는 "매 순간 내 한계를 느꼈다"고 말한다.

영화에서 조인성과 보여주는 파격적이고 수위 높은 정사 장면은 여배우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터. 이에 대해서도 송지효는 "베드 신을 위한 베드 신이 아닌,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가기 위해 꼭 필요한 장치"라며 "앞으로 어떤 꼬리표가 붙던, 어떤 평가를 받던 내 선택이니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단있는 모습을 보였다.

영화를 보고 많이 울었다고 들었다

"뭐라 한가지로는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었어요. 가장 큰 건 뭔가 하나를 끝내고 난 뿌듯함이었죠. 하지만 모든 것을 떠나서 왕후 캐릭터를 100% 소화했냐고 한다면, 아쉽고 후회스러운 부분이 많아요. 좋다 싫다를 떠나서 아쉬운 부분이 많은 작품이고 잘하고 싶은 마음도 많았던 작품이선지, 많은 생각들이 오갔어요. 기분이 묘했죠."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왜 저것밖에 못했지 하는 아쉬움에 눈물이 났어요. 영화를 보고 나니 '아 저렇게 표현하고 싶으셨던 거구나'하고 감독님의 마음을 알겠더라고요. 참 버거웠던 시간이었는데 결과물을 보고 나니 저래서 버겁고 힘들었구나 하는 마음에 뿌듯하기도 했어요."

출연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시나리오의 드라마가 너무 좋았어요. 왕후 캐릭터 자체에 매력을 많이 느껴서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왕후라는 인물로 살아보면 매력 있을 것 같다는 그런 마음. 왕후에게 호감이 가더라고요. 또 하나는 유하 감독과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고 불같은 뜨거운 사랑이 있는 영화를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어요. 제 스스로 욕심을 많이 낸 작품이었죠."

"노출이나 베드 신 때문에 출연을 꺼렸다기 보다 유하 감독님과 잘 소통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제일 컸어요. 유하 감독과의 작업이 처음인데, 다른 분들이 다들 힘든 분이라고 하더라고요. 막연한 불안감이 없지 않아 있었죠. 막연한 걱정이었죠. 그 외적으로는 감독과 쌍화점과 왕후를 믿고 가는 거라 표현을 하는데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고 마음을 다잡았어요."

영화의 표현 수위가 '색, 계'와 비교되곤 하는데

"'쌍화점'의 베드 신은 베드 신을 위한 베드 신이 아니에요. 대리 합궁 신이 없다면 세 사람이 파국으로 치닫는 이유가 없어지죠, 없어서는 안되는 부분이에요. 많은 분들이 '색, 계'를 보고 말한 것이 감정이 생각나지 베드 신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거였잖아요. '쌍화점'도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색, 계'의 정사 신이 이슈화된 것은 사실이고 그것 때문에 극장에 온 분들은 분명 있죠. 그렇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는 정사 장면이 아닌, 다른 것을 얻어갔다고 생각해요."

"'쌍화점'을 보는 사람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쌍화점'은 에로영화도 아니고 동성애 영화도 아니고 멜로 영화일 뿐이예요. 선정적인 이유를 가지고 극장에 왔더라도 다른 감동을 얻어갈 수 있는 작품이죠.“

상대배우가 조인성이라 여성관객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데

"물론 좋죠(웃음). 하지만 조인성씨가 잘 생긴 배우라는 것을 떠나서 시나리오를 읽으면서부터 홍림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어요. 조인성씨와는 촬영하면서 좋았고 인간적으로도 매력이 많은 사람이라는 걸 알았어요. TV에서 보여지는 것과는 다른 매력이 너무 많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할 정도에요. 귀엽고 개구지고 천진난만하다가도 연기에 있어서는 선배로서 집중력을 보여줘서 본받고 싶을 때도 많아고요. 다양한 면을 가진 매력적인 사람이죠. 사람들이 조인성을 좋아하는 게 이런 이유 때문이구나 싶더라고요."

노출이 있는만큼 몸 관리도 했나?

"나름대로 다이어트를 했죠. 감독님께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왕후가 초췌해졌으면 좋겠다고해서요. 촬영하는 9개월 동안 저녁을 먹은 기억이 없어요. 또 촬영장에 금주령이 내려져서 모두 술을 안 먹었어요. 지방 촬영 내내 술을 한잔도 못 먹었죠. 그러고보니 '쌍화점' 뿐 아니라 무용을 하는 역할이나 수영선수 역할같이 은근히 노출있는 역할이 많았네요(웃음)."

'쌍화점'을 통해 인정받고 싶은, 욕심나는 것이 있을 것 같다?

"욕심은 참 큰데, 그것은 보여지는 직업으로서의 욕심은 아니에요. 전 연기를 내 만족을 위해 해요. 영화의 스토리와 감독님에 끌려 '쌍화점'을 했죠. 다른 누구도 아닌 저를 위해서요. 그래서 힘들고 모진 고통이 와도 참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내 만족에 의해 작품을 하고 연기를 하고 싶어요. 9개월 동안의 고통이 어느 순간 피와 살과 뼈가 돼서 돌아오더군요. 내 한계를 알게 해준 작품이에요. 촬영 121회차 내내 매 순간 내 한계를 느꼈죠."

"'쌍화점'을 타의에 의해 선택한 것이 아닌 만큼 후회는 없어요. 노출에 대한 얘기가 앞으로도 절 따라다니겠지만, 이미 찍었는데 어쩌겠어요. 후회는 안 할 것 같아요. 제 연기가 누굴 해하는 것도 아니고, 나쁜 일을 한 것도 아니니까요. 오히려 왕후 캐릭터에 있어서 100%를 넘어선 더 이상의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기량이 안되서 못한 것이 후회로 남을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게 힘들 것 같아요."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사진 김정희기자 neptine07@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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