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안방극장 드라마도, 예능도 '아줌마와 아저씨' 전성시대다.
청춘스타들에 밀려 조연 연기자로 만족해야 했던 중견 연기자들은 변신과 개성 있는 캐릭터로 드라마의 인기를 끄는 주역이 됐다. 중견 배우들이 주축이 된 '엄마가 뿔났다'와 '조강지처클럽'은 올 안방극장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이를 반증했다.
예능 역시 솔직한 입담을 자랑하는 아줌마 게스트들이 섭외 1순위로 올라설 정도로 아줌마들의 파워가 세졌다. 아저씨도 떴다. '예능 늦둥이' '아저씨돌'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면서 예능계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드라마, 시청률 일등 공신의 주역들

한때 드라마의 주인공은 20대 청춘남녀들의 전유물이었다. 미니시리즈는 물론이고 주말 드라마까지 이들이 꿰찼다. 자연스레 중견 연기자들은 '보조'에 머물렀다.
그러나 올 안방극장은 젊은 미시족부터 중년 배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줌마 아저씨가 종횡무진하며 시청률 일등공신이 됐다.
올 안방극장서 유일하게 40%를 넘긴 국민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김혜자는 평범한 주부에서 가출이라는 일탈을 시도, 엄마라는 존재의 의미를 되새긴 '한자' 캐릭터로, 장미희는 허영기 많고 속물적인 사모님 '고은아'로 분하며 드라마 인기를 쌍끌이 했다. 백일섭과 김용건, 신은경, 김나운 등도 영광의 주역들이다.
'조강지처클럽'은 그야말로 다양한 아줌마-아저씨 캐릭터들의 완결판. 김혜선은 이혼 후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서 하는 억척녀 '복수'로, 오현경 역시 당당하게 일과 사랑을 모두 쟁취하는 '화신'으로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기며 공감 받았다.
안내상은 '대한민국 대표 찌질남' 한원수로, 오대규는 아내를 버리고 두 번씩이나 바람을 피우는 이기적 캐릭터로 극의 재미를 더했다. 반면 이혼한 화신을 감싸주며 열정적인 사랑을 보여준 손현주는 아줌마 시청자들의 열성적인 지지를 받았다.
결혼 후 아이를 출산하고 드라마에 복귀한 염정아는 '워킹맘'에서 당당한 모습으로 당시 수목드라마 1위를 이끌었다.
이외에도 배종옥과 오연수는 각각 MBC 드라마 '천하일색 박정금'과 '달콤한 인생'에서 농익은 연기를 보여줬다. '타짜'와 '그사세'에 출연하고 있는 김갑수, '에덴의 동쪽'의 유동근과 이미숙 등의 활약도 눈에 띈다.
예능, '거침없는 입담 누가 당하랴'

2008 예능계도 아줌마와 아저씨 열풍이 거셌다.
예쁘게 보이려고 자신을 포장하기보다는 거침없는 입담과 특유의 편안함을 앞세워 예능계를 휘어잡았다.
올 예능계 가장 두드러지는 '아줌마 파워'의 중심에는 개그맨 박미선이 있다. 현재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 수만 해도 MBC '명랑히어로',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포함해 무려 7개다. 박미선은 대한민국 대표 주부다운 솔직함과 꾸밈없는 인간미로 '박미선 전성시대'를 열었다.
MBC '일밤'의 세바퀴는 아줌마 파워를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 프로그램. '세바퀴'의 박현석 PD가 "아줌마들의 수위높은 발언 때문에 편집에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을 만큼 아줌마 게스트들은 스스럼없는 이야기는 이 프로그램의 묘미다.
일명 '고참 주부'로 불리는 양희은, 현미, 선우용녀, 엄앵란부터 이경실과 임예진, 조갑경, 김지선, 이승신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줌마들은 특유의 구수함을 내세우며 아줌마 열풍을 이끌고 있다.
아저씨 파워도 만만찮다.
40대에 접어든 '예능 늦둥이' 윤종신은 일명 '깐죽 개그'를 선보이며 MC로서의 전성시대를 맞았다. 가끔 후배들에게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특유의 순발력과 재치있는 입담으로 '패밀리가 떴다'를 비롯해 '라디오 스타' '야심만만' '명랑 히어로'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김구라와 박명수는 이미지 관리보다는 독설과 솔직함으로 일관하는 캐릭터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한때 10대들에게 인기를 얻었던 왕년의 아이돌은 '아저씨돌'로 돌아왔다.
R.ef의 성대현과 이성욱, 룰라의 고영욱, 구피의 신동욱 등도 예능끼를 발산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2008년에 이어 2009년 안방극장에서는 어떤 아줌마-아저씨 스타들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것인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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