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4강의 여운에 사로잡혀 있으면 안된다."
2008년을 결산하는 허정무(53)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강한 어조로 한국 축구가 지난날의 영광을 털어버리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감독은 11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08 결산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2월 국가대표 감독직에 오른 뒤 한 해를 보낸 소감을 구구절절 하게 털어놓았다.
인사말에서 "2000년에 이어 두 번째 사령탑에 올라 실험과 시련의 연속이었다. 많은 성과와 시행착오도 있었다"라며 회상한 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훌륭한 업적으로 우리 축구계에 많은 것을 남겼다. 아직 여운이 남았는데, 걸러내고 새로운 한국 축구의 희망을 찾아야 한다"고 '과거 청산'을 통해 '새 시대'로 가야한다고 역설했다.
히딩크 이후 수많은 외국인 감독이 거쳐간 것을 두고 "그들이 많은 수고를 했지만 이후 우리가 달라진 것이 무엇인지 의문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라며 국내 감독과 별 차이가 없다는 점을 돌려 말하기도 했다.
허 감독의 자신감은 1년을 거쳐오면서 이뤄낸 세대교체가 큰 힘으로 작용했다. 그는 "그 동안 이동국, 이천수 등이 국가대표에서 고생해왔는데 그들에게 큰 자극제가 됐을 것이다"라며 '젊은 피'를 통해 한국 축구가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한국 축구가 변화하는 데 있어서 K리그 등 국내 축구에서의 경험만으로 국제무대에 도전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나타내기도 했다.
허 감독은 "국제 경기 감각에 익숙해져야 한다. 정상급 팀 간의 경기를 보면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심판들이 선수들의 시뮬레이션을 잘 잡아내는데 우리는 한 번 누우면 일어나지 않는다. 어서 고쳐야 한다"라며 세세한 부분에서의 개선점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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