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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대형기획사 전속계약, 왜 '노예계약'인가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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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어온 연예인과 대형기획사간의 '불공정 전속계약(일명 '노예계약서')이 수술대에 올랐다.

20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10개 대형 연예기획사를 대상으로 전속계약서상 홍보활동 강제 및 무상 출연조항, 과도한 사생활 침해조항, 계약해지 후 급부이행 면제조항 등 연예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10개 유형의 불공정약관을 수정 또는 삭제하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공정위가 수정 개선토록 권고한 대형 연예기획사 전속계약서의 불공정 조항은 그동안 연예계에서 알고도 '쉬쉬' 해오던 연예인과 기획사간의 노예계약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받아 온 것들이다.

연예인의 입장에서는, 특히 신인의 경우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이같은 불공정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수 밖에 없었고 연예기획사 입장에선 신인을 키워서 수익을 내기 위해 들이는 비용과 노력을 회수해야 한다는 입장 때문에 그동안 양측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조항들이다.

이로인해 연예인과 기획사간의 분쟁은 계약해지 이후에도 마치 통과 의례처럼 끊임없이 발생한다는 게 연예계의 일반적인 정서였다.

이번에 공정위가 10개 대형 연예기획사에게 자진 삭제 또는 수정토록 한 유형은 주로 '연예인의 과도한 사생활 침해'와 '수익분배의 공정성', '연예활동의 자율성 침해' 조항 등이다.

우선 대표적인 사례가 연예인이 기획사가 원하는 홍보활동에 대해 강제 및 무상으로 출연하도록 하는 조항이다.

실례로 모 기획사와 연예인간의 계약서 조항에는 '을(연예인)의 뜻과 관계없이 갑(연예기획사)의 요구가 있을 경우 각종 회사 홍보활동 및 행사 등에 무상 출연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는 연예기획사의 홍보를 위한 홍보활동의 범위가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자의적인 출연요청이 이루어질 우려가 크고, 횟수에 상관없이 무상으로 출연할 의무를 연예인에게 강제하는 것은 연예인에게 부당하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 조항을 '출연여부를 상호 협의에 의해 결정하고, 출연에 대한 출연료 등은 별도로 협의한다'로 수정토록 했다. 다음으로는 과도하게 사생활을 침해하는 경우인데, 을의 위치에 대해 항상 갑에게 통보하도록 하고, 신상문제·사생활문제 등에 대하여 항상 갑과 사전에 상의한 후, 갑의 지휘감독에 따르도록 규정이다.

모 기획사는 '을은 을의 신상문제, 사생활(신변, 학업, 국적, 병역, 교제, 경제활동, 사회활동, 교통수단 등)과 관련하여 사전에 갑에게 상의하여 갑의 지휘감독을 따라야한다'고 그간 소속 연예인들과 계약서를 작성해 왔다.

이 조항 역시, 연예기획사가 소속 연예인의 사생활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조항이므로 삭제하거나 합리적으로 개성토록 했다.

또한 연예기획사가 계약해지 의사를 통보할 경우, 연예활동에 따라 발생하는 모든 수익을 연예기획사가 갖도록 한 규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조항은 계약이 해지되더라도 계약기간 동안 연예인의 급부에 대해 기획사가 지급해야 할 대가나 채무를 계약해지 의사를 통보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지급의무를 면하거나 수익분배를 중지하는 것으로 노예계약의 독소조항으로 꼽힌다. 이 조항때문에 사후에도 연예인과 기획사간의 분쟁은 법정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이 역시, 연예인의 연예활동에 대한 연예기획사의 수익분배의무를 일방적으로 중지시키는 조항이므로 삭제토록 수정된다.

특히 연예기획사가 계약기간 중 연예인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계약당사자로서의 지위를 양도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문제가 됐다. 현행 대부분의 연예기획사들은 자사의 특별한 사정이 발생할 경우에는 연예인의 동의 없이 계약 당사자로서의 지위를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밖에 ▲계약해지이후 동종업종 및 유사연예활동 금지 ▲미발표곡에 대한 권리를 연예기획사에게 귀속 ▲계약기간 종료이후 일방적으로 연예인에게 채권· 채무를 승계 ▲보험 가입에 대해 연예인의 이의제기 ▲분쟁발생시 재판관할을 연예기획사의 소재지 관할법원으로 한 조항 등이 전속계약서상 불공정조항 시정내용으로 지적돼 이번에 제동이 걸렸다.

이와관련 연예기획사 한 관계자는 "10년 전 이야기라면 모를 까 요즘에 많은 부분들이 개선되고 양측간 합리적인 선에서 운영되고 있다"며 "현행 전속계약이 '노예계약'이라면 기획사들이 떼 돈을 벌어야 하는 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그런 점에서 공정위가 나섰다고 이런 문제들이 쉽게 없어지지는 않을 것"고 반론을 제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인을 스타급으로 키우는 데 5∼6년 정도 걸리는 데 그동안 회사에서 지출한 경비와 노력은 어디에서 보상을 받느냐, 연예인들도 돈을 벌만 하면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다른 소속사로 떠나는 게 부지기수"라며 "꼭 기획사만 나쁘게 볼게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조치로 연예기획사들이 전속계약서상 10개 유형 총 46개 조항을 자진시정했으며 이들 10개 기획사 소속 총 354명 중 204명의 연예인이 계약서를 수정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조이뉴스24 /정진호기자 jhju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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