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리기로 예정돼 있던 '2009 K리그 드래프트'가 갑작스럽게 20일로 연기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11일 창단 승인을 받은 신생팀 강원FC가 지도자 인선 등 창단 준비 작업에 있어 일정이 너무 촉박하다는 요청을 해와 드래프트 일정을 연기하게 됐다는 것이다. 신생구단의 혜택을 받는 강원FC는 드래프트에 앞서 14명을 우선지명할 수 있는데 촉박한 일정으로 인해 '옥석을 가릴'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14일로 예정됐던 강원FC의 우선지명선수 공시일도 18일로 연기됐다.
드래프트 전체 일정이 연기된 배경은 강원FC 초대 사장으로 내정된 김원동(사진) 현 프로연맹 사무총장의 부탁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이사회 종료 후 오찬 자리에서 김 총장이 14개 구단 단장으로 구성된 이사진에 드래프트 연기를 공식으로 요청했다는 것이다.
당초 강원FC는 오는 12일 감독 공모에 응한 4명의 후보군을 상대로 2차 면접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 총장의 사장 임명이 늦어졌고, 김 총장이 12일 구단 사무국이 있는 강원도 춘천으로 내려가 도 이사진과 상견례를 한 뒤 사장에 정식 임명될 예정이라 감독 선임은 더 늦어지게 됐다.
당초 예정대로 14일 강원FC에 주어진 14명의 우선지명선수 공시를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한데다 선수를 파악하는데 핵심 역할을 할 감독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태여서 일정 연기가 불가피해졌다는 것. 원래대로라면 12~14일 사이에 감독 선임, 우선지명선수 공시를 모두 처리해야 했다.
오찬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새로운 구단이 생기고 일정이 촉박해 김 총장의 부탁에 모두가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해해줘도 되는 분위기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드래프트의 연기로 408명의 신청자는 20일까지 애꿎은 기다림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 됐다. 게다가 2006년 드래프트 시행 첫 해 신생구단 경남FC에 10장의 우선지명권을 준 것보다 더 혜택이 확대된 상태에서 개별 구단의 사정으로 편의를 봐주는 것은 안좋은 선례를 남긴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모 구단 관계자는 "K리그에 한 구단이 더 늘어나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연맹 사무총장에서 구단 사장으로) 위치가 바뀐다고 배려해 달라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 우선지명 후보군 중 K리그에서도 통할 선수가 있어 손해볼 것도 없지 않느냐"라며 김 총장의 행동에 다소 아쉬운 시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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