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체전 이후 바벨 처음 잡아봐요."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역도 69kg급에서 다리 경련으로 넘어지면서도 바벨을 놓지 않아 전 세계에 큰 감동을 안겨줬던 이배영(29, 경북개발공사)의 미소는 변함없었다.
이배영은 5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꽃전시관에서 열린 아시아역도연맹(AWF) 주최 2008 고양 아시아 클럽 역도선수권대회 시니어 부문 남자 77Kg급에 출전, 총 295kg(인상 135kg-4위, 용상 160kg-6위)을 들어올리며 6위로 대회를 마쳤다.
올림픽 후 각종 일정으로 훈련량이 부족해 사실상 출전이 어려웠던 상황에서 이배영은 대회 조직위원회와 대한역도연맹의 간곡한 요청으로 자신의 현재 체중에 맞춰 77kg급 경기에 나섰다.
77kg급에는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사재혁(23, 강원도청)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맞대결이 성사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배영은 인상에서 135kg을 성공시킨 뒤 3차 시기에서 140kg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올림픽에서 155kg까지 들어올리며 한국 신기록을 세웠던 것을 감안하면 한참 못 미쳤지만 운동을 하나도 못했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선 것이다.
이배영은 "메달을 획득하려고 했으면 운동에만 전념했을 것"이라고 설명한 뒤 "지난달 13일 여수 전국체전 이후 바벨을 처음 잡았다. 태릉 선수촌에서 짐도 뺐다"며 한동안 훈련을 하지 않았음을 밝혔다.
이어 "운동을 전혀 안했기 때문에 부상만 조심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섰다. 운동은 정직하다. 훈련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담담하게 표현했다.
내년 12월 고양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참가 여부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국가대표로 역도 대회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후배들에게 양보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같은 체급에 출전한 사재혁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 체급에서는 사재혁을 이길 수 없다. 라이벌이 아니다"고 웃었다.
마지막으로 올림픽 이후 수많은 관심으로 부담이 됐었다는 이배영은 "앞으로 무엇을 할 지 자세히는 모르겠다"며 진로에 대한 고민을 숨기지 않았다.
역도 지도자나 교직을 할 수 있지만 관련 없는 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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