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두 마리 죽이는 꿈을 꿨다."
SK 와이번스는 31일 잠실구장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에 2-0으로 승리, 쾌조의 4연승(1패)을 거두며 한국시리즈 'V2'에 성공했다.
SK가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만든, 최고 활약을 펼친 선수는 누가 뭐래도 최정이었다. 승리의 문턱에서 고비 때마다 결정타를 날려줬고, 3루 내야 수비에서도 수 차례 미기감의 파인 플레이를 펼쳐보였다. 2008 한국시리즈 'MVP'의 영광이 그에게 돌아간 것은 당연했다.
최정은 프로야구 기자단 MVP 투표에서 45표를 획득(65%), 압도적 지지를 받아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좋은 활약을 했던 동료 이승호(16표) 김광현(5표) 김재현(3표)도 최정의 몰표를 막아설 수 없었다.
이날로 만 21세 8개월 3일이 된 최정은 역대 최연소 한국시리즈 MVP 기록도 세우고 됐다. 2008년의 대미를 가장 화려하게 장식한 프로야구 선수가 된 것이다.
최정은 특히 SK가 4연승을 거둔 2~5차전 4경기 가운데 3경기에서 결승타와 결승타에 준하는 영양가 만점의 방망이를 휘둘러 강한 인상을 남겼다. 3차전에서는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홈런을 결승 투런 아치로 만들어냈고, 4차전서도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는데 그 1안타가 결승타가 됐다.
최종 승부가 된 이날 5차전에서도 최정은 상대 실책으로 한 점을 얻어 1-0으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8회초 쐐기 타점을 올리는 천금같은 적시 안타를 쳐냈다.
최정의 MVP 선정에는 공격 뿐만이 아니라 그의 '명품 수비'도 한 몫 거들었다. 상대를 허탈하게 하는 환상적인 수비는 우승에 이르기까지 팀에 큰 힘을 불어넣어줬다.
지난 4차전서는 2-1로 앞서던 4회말 무사 1루서 김현수의 빨랫줄 타구를 걷어올린 데 이어 재빠른 1루 송구로 스타트를 끊었던 1루주자 고영민마저 잡아내는 더블 플레이를 성공시키는 등 내야 수비의 핵이 돼줬다.
최연소 MVP가 된 최정은 자신의 꿈을 통해 이번 시리즈 우승을 예감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최정은 "전날 새벽 2시까지 잠이 오지 않아 두 시간 정도 불면에 시달리다가 겨우 잠이 들었다"며 꿈 얘기의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고양이 두 마리가 꿈에 나왔는데, 칼로 목을 베 죽였는데도 살아났다. 병원도 안데려갔는데... 그 고양이를 내가 키우기 시작했다"고 다소 끔찍하면서도 이상한 꿈을 꿨던 사실을 밝혔다.
최정은 "(그 꿈이 길몽이었던 듯) 이런 영광이 내게 돌아온 것 같다. 그 고양이에게 고맙다"며 감격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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