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혀 못치는 공은 아니지 않느냐."
두산 김경문 감독이 대한민국 최고 마무리 투수 오승환(26)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속내는 편치 않은 듯하다.
김경문 감독은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하루 앞둔 지난 15일, 잠실 구장 덕아웃서 취재진과 삼성의 전력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오승환으로 화제가 옮겨가자 "이제는 해볼 만하다"며 삼성과의 대결서도 막판 역전극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오)승환이가 여전히 잘 막아내고 있기는 하지만 롯데전을 보니 예전의 위압감은 없는 것 같다"며 "요즘에는 (오승환의 구위가) 전혀 못치는 공은 아니지 않느냐. 집중력을 높여 빈틈을 노려봐야지"라고 삼성과의 플레이오프는 끝까지 승부를 포기하지 않을 생각임을 전했다.
오승환은 지난 9일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4-2로 앞선 8회말 등판해 2이닝동안 3피안타 1실점하며 아슬아슬하게 팀 승리를 지켰다. 8회말에는 강민호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하더니 마지막 9회말에는 김민성과 김주찬에게 2안타를 맞으며 4-3, 1점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마지막 타자로 들어선 조성환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지 않았더라면 자칫 블론세이브로 연결되는 위기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삼성과의 불펜싸움을 예상하고 있는 김경문 감독도 '오승환 허물기'가 접전이 예상되는 싸움에서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오승환의 구위가 작년에 비해 조금 약해진 틈을, 휴식을 취하며 기력을 보충한 두산 타자들이 충분히 비집고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사실 두산은 올 시즌 오승환에게 그야말로 완벽히 봉쇄당했다. 두산 타자들은 7차례 오승환과 맞닥뜨려 4안타(1홈런 포함)를 쳐내는 데 그쳤다. 대 오승환 팀타율은 1할6푼7리에 불과하다. 지난 4월 24일 7-3으로 앞서던 9회말 2사 이후 세이브 조건이 아닌 상황에서 등판한 것을 제외하면 오승환은 두산을 상대로 6차례 모두 100% 세이브를 달성했다.
"승환이가 나와도 해볼 만하다"고 밝힌 김경문 감독이지만 속마음은 오승환을 보기 싫은 마음이 굴뚝같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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