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민이가 아프니 재걸이가 오네~.'

롯데를 3연속 격파하고 플레이오프서 만날 두산과의 일전을 대비하고 있는 삼성 선동열 감독의 마음이 착잡하다. 준플레이오프서 맹활약한 박석민(23)이 부상당한 시기와 '걸사마' 김재걸(36)이 복귀한 시점이 우연찮게 꼭 맞아떨어진 것. 부상 부위 역시 똑같이 '왼쪽 갈비뼈'라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는 애매한 상황이다.
삼성은 지난 13일 플레이오프서 두산과 격전을 벌일 26명의 엔트리를 발표했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서 활약한 26명 선수 대부분이 그대로 들어 있는 가운데 좌완 조현근 대신 차우찬이, 내야수 손지환 대신 김재걸이 새롭게 이름을 올린 것이 달라진 점이다.
'걸사마' 김재걸의 복귀는 삼성으로서는 대환영이 아닐 수 없다. 지난달 11일 대구 두산전에서 이원재의 공에 왼쪽 갈비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던 김재걸은 이후 치료에 집중하느라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특히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서는 작전 수행 능력과 수비 능력이 탁월한 '전천후 내야수' 김재걸의 공백은 더욱 커보였다.

준플레이오프를 무난히 통과한 삼성은 김재걸의 부상 회복 소식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었다. 하지만 세상사에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닌 법. 김재걸의 복귀로 더욱 탄력을 받게될 줄 알았던 삼성은 준플레이오프서 맹활약한 박석민의 심상치 않은 부상으로 또 다른 고민을 떠안게 됐다.
박석민은 지난 11일 열린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 4회말 최형우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틈타 홈으로 쇄도하다 롯데 포수 강민호와 충돌, 결국 7회초 수비 때부터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진단 결과 박석민도 하필이면 왼쪽 갈비뼈에 실금이 간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엔트리에는 올라 있지만 플레이오프 출전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사실 복귀한 김재걸도 두산 전에는 강하다. 올 시즌 두산전 14경기서 김재걸은 32타수 10안타, 3할1푼3리를 기록했다. 히어로즈전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6개 구단 중 가장 강한 면모를 보였던 팀이 두산이었다. 2005년 한국시리즈에서 양팀이 맞붙었을 때 삼성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던 선수도 김재걸이었다.
하지만 박석민의 '불방망이'도 아쉽기 그지 없다. 박석민은 준플레이오프 3경기서 무려 5할8푼3리(12타수 7안타 4타점)의 '미친 듯한' 활약을 선보였다.
같은 방을 쓰는 선후배 김재걸과 박석민. 사이좋게(?) 순차적으로 '왼쪽 갈비뼈' 부상을 입은 신구 내야수의 우연치않은 바통 이어받기에 선 감독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불방망이도 교대로 쳐주길 바랄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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