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을 보면 과거 인기드라마들이 한눈에 보인다?
출세와 야망을 위해 악의 손에 영혼을 팔아버린 한 인간의 죄악이 두 가문의 잔혹한 운명을 결정짓게 되며 문을 연 MBC 창사47주년 특별기획 '에덴의 동쪽'(극본 나연숙, 연출 김진만 최병길)은 압도적인 제작비 규모와 화려한 출연진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방대한 스토리를 자랑한다.
1960년대에서 2000년대의 현대사를 관통하는 시대극으로,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복잡한 관계도 속에 숨겨진 갖가지 갈등을 풀어내는 작품이 바로 '에덴의 동쪽'이다.
지난달 21일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주연배우 송승헌은 "우리 드라마는 정말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다. 다만 이를 어떻게 연기하느냐가 문제"라며 사랑과 야망 그리고 복수와 화해의 플롯이 합쳐진 드라마의 경쟁력을 알리기도 했다.
서사 드라마라는 특징 때문일까. '에덴의 동쪽'을 통해 과거 인기드라마들이 보여 준 갈등구조와 시대배경, 상황설정 등이 투영되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지난주 첫 방송이 나간 후 인터넷상에 가장 많이 올라온 시청자의견 가운데 하나는 '에덴의 동쪽'이 '젊은이의 양지'와 '모래시계'를 뒤섞어 놓은 듯한 모습을 그렸다는 것.
지난 1995년 방영돼 인기를 모았던 KBS 드라마 '젊은이의 양지'는 탄광촌을 배경으로 넉넉하지는 않지만 따뜻하고 훈훈한 인간애와 사랑을 바탕으로 배신 속에 배어나오는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을 담아냈다.
또 같은 해 방영돼 '귀가시계'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킬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SBS 드라마 '모래시계'는 시대의 아픔을 쓸어내리는 작품으로 오랫동안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에덴의 동쪽'은 초반 탄광촌을 배경으로 시작해 두 남자의 사랑, 복수 등 결코 헤어날 수 없는 엇갈린 운명을 그려낸다. 특히 송승헌이 연기하는 주인공 동철이 비극적인 운명과 불의에 맞서는 방법으로 어둠의 길을 택한다는 설정이 '모래시계'의 주인공 태수(최민수 분)와 닮아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에덴의 동쪽'을 통해 연상되는 또 다른 작품으로는 송승헌 송혜교 주연의 KBS 드라마 '가을동화'가 있다. 같은 병원에서 동시에 태어난 두 남자의 엇갈린 운명과 복수를 그리는 '에덴의 동쪽'과 갓난아이가 병원에서 뒤바뀐 출생의 비밀을 모티브로 한 이 드라마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연관성을 부여한다.
이밖에도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지 동철-동욱(연정훈 분) 형제의 넘치는 우애는 KBS 드라마 '첫사랑'에서 찬혁(최수종 분)-찬우(배용준 분) 형제의 모습과도 연결되며, 훗날 카지노 대부의 오른팔로 성장하는 동철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내용은 SBS 드라마 '올인'을 연상케 한다.
통속적인 느낌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지만 50부작의 긴 호흡이 요구되는 '에덴의 동쪽'은 그 방대한 스케일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와 화려한 볼거리로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그 과정에서 언뜻언뜻 머리를 스쳐가는 과거 인기드라마들을 곱씹어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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