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의 테리 콜린스 감독(58)이 지난 21일 한신과의 교류전을 마지막으로 벤치를 떠났다. 콜린스 감독이 아직 시즌 중반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사퇴한 것은 지난해에 이어 올시즌 들어서도 줄곧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팀 성적 부진 때문이었다.
콜린스 감독의 전격사퇴 이후 일본 언론들은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는 각 리그 최하위 감독들에게 조명을 비췄다. 22일 현재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 최하위는 요코하마 베이스타스, 지바롯데 마린스다. 이 두 팀 감독들은 콜린스 감독의 퇴장을 착잡한 심정으로 바라보면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요코하마 오야 아키히코 감독 "퇴임할 의사 없다"
요코하마는 13승1무29패의 부진한 성적에 빠져 있다. '붙박이' 선두 한신과의 승차는 15.5게임이나 된다.
콜린스 감독 사퇴에 대해 오야 감독은 "우리 팀은 승패 차가 배가 넘는다"며 "임기 동안에는 사명을 다해야 하는 법. 중도 하차하는 일은 없다"고 사임할 의사가 없음을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승부세계에서는 성적이 나쁘게 되면 책임을 지는 건 당연한 처사"라고 덧붙였다. 시즌 끝까지 성적 부진이 계속될 경우에는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오야 감독은 지난해 요코하마의 사령탑에 올라 센트럴리그 4위(71승1무72패)의 성적을 남겼다.
◆지바롯데 바비 발렌타인 감독 "좀 더 있지 그랬어"
오랜 친구를 떠나보낸 발렌타인 감독으로선 입지가 난처하기만 하다.
일본 '석간후지'는 지난 22일자 보도에서 '콜린스 감독 해임,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기사를 게재, 발렌타인 감독의 심정을 대변했다.
이 신문은 최근 3연패로 최하위로 밀려난 발렌타인 감독에게 콜린스 감독의 사퇴와 관련된 질문이 쇄도하자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일본에 좀 더 있지 그랬어. 일본야구를 좀 더 즐기길 원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라이벌로 야구장에서 함께한 발렌타인 감독(텍사스 레인저스-뉴욕 메츠)과 콜린스 감독(휴스턴 애스트로스-LA 에인절스)은 ML 통산 각각 1천117승, 444승을 기록한 명장들이다. 일본에 온 이후에도 서로 핫라인을 열어두고 맞 트레이드를 벌이는 등 우의를 다져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올시즌 들어 발렌타인 감독은 오랜 친구인 콜린스 감독과 최하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냉혹한 경쟁을 치러왔다. 콜린스 감독이 사퇴한 지금, 일본 언론들은 발렌타인 감독이 절친한 친구를 떠나보낸 이외에도 '같은 ML 출신 감독인 자신에게도 자칫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묻는 화살이 날아들 가능성' 때문에 심경이 복잡할 것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발렌타인 감독은 지난 2005년 지바롯데에 취임하자마자 우승을 이끌었고, 2005년˙2006년 양리그 교류전 우승을 차지하는 등 일본에서 성공적인 감독 생활을 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시즌 성적 21승 29패의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석간후지는 "현재 지바롯데의 상황이 지난 1998년 18연패 악몽에 시달릴 때와 엇비슷하다. 발렌타인 감독도 (콜린스 감독 사퇴가) 남의 일이 아닐 것이다"며 걱정스런 시선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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